끝나지 않는 '생리대 악몽'…생산량 줄고 韓 철수까지

상위 4사 생산량 16% 감소, 한국피앤지는 국내 생리대 시장 철수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지난해 '일회용 생리대 유해성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국내 생리대업계가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생산량 감소는 물론, 일부 브랜드는 아예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피앤지(P&G)는 생리대 브랜드 '위스퍼'를 국내서 철수했다. 작년 말 국내용 제품을 생산하는 천안공장의 위스퍼 생산 라인 가동을 멈춘 데 이어, 10월부터는 해외 생산한 위스퍼 수입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내년 초까지만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위스퍼를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피앤지는 "한국 시장 철수는 오래 전부터 결정된 사안으로, 유해성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지만, 업계에선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안전성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최근에도 친환경 유기농 제품으로 알려졌던 '오늘습관' 생리대가 방사성 물질인 '라돈' 검출 논란에 휩싸여 생리대 안전성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비록 경쟁사일지라도 생리대 관련 부정이슈가 발생하면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2의 생리대 파동이 일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월 25일부터 생산된 모든 생리대에 전성분을 표기하게 하는 등 규제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한국 시장에 대한 매력을 잃게 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사실 유해성 논란으로 시름하는 건 한국피앤지뿐만이 아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생리대 생산 실적'에 따르면 2016년 2천862억원이었던 생리대 생산실적은 지난해 2천497억원으로 1년 사이 12.72% 감소했다. 이는 2015년 생산량(2천650억원)보다도 5.75% 줄어든 수치다.

여기에는 생리대 파동 이후 대안으로 각광받은 면 생리대 생산 실적도 포함돼 있어, 일회용 생리대 생산업체 빅4로 좁히면 감소폭은 16.32%로 더 커진다. 유니참의 생산량이 24.54%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고, 그 뒤를 한국피앤지(-20.10%), 깨끗한나라(-13.75%), 유한킴벌리(-7.74%)가 뒤를 이었다.

줄어든 생산량은 고스란히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파동이 터진 3분기 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현재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255억원이다. 깨끗한나라의 2016년 영업이익이 18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새 실적이 240%나 꺾인 것이다.

국내 생리대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 역시 지난해 매출(1조3천568억원)과 영업이익(1천877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9.54%, 17.97% 감소했다. 2위 업체인 LG유니참은 매출(1천353억원)이 8.61%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53.95%) 줄어든 109억원에 그쳤다.

◆대안 생리대, 일반 생리대 대체할까…업계 "글쎄"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건 해외 브랜드와 대안 생리대다. 해외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의 직구몰 '비타트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나트라케어·네띠·세븐제네레이션 등 해외 생리대 직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7%, 매출액은 33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생리컵 직구 건수와 매출액도 각각 313%, 445% 폭증했다.

올 상반기 면 생리대 판매량 역시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선 58%, G마켓에선 19% 늘었다. 작년 하반기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는 아니지만, 빨아 쓰는 면 생리대 특성상 한 번 구매한 뒤 단 시간 내 재구매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해외직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생리컵도 국내에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식약처가 작년 말부터 생리컵의 국내 판매를 허가한 덕분이다. 글로벌 생리컵 브랜드인 '페미사이클'과 '디바컵', '이브컵' 등이 국내 판매를 정식으로 시작했으며 국내 제조업체가 만든 '위드컵'도 대형마트와 H&B스토어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대안 생리대가 일회용 생리대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에누리닷컴이 올해 11월까지 일회용 생리대 상위 3위 업체(유한킴벌리·LG유니참·한국피앤지)의 판매량과 매출을 조사한 결과,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 14% 늘어난 반면 생리컵은 27%, 26%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생리대 파동이 일었던 작년 3분기 이후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리대 파동 이후 대안 생리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사용 방법이 불편하다보니 여전히 일회용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작년 하반기 주춤했던 일회용 생리대 판매량도 점점 회복되는 추세"라며 "오히려 믿을 수 있고 사용 편의성이 높은 해외 브랜드나 중소 브랜드의 제품을 이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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