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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필수설비 활용 '난항'…KT 통신재난도 '직격타'


공동활용 보완책 시급, 이용대가에 변수로 작용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5세대통신(5G)이 1일 상용화됐지만, 당초 정부가 의지를 보였던 필수설비 공동활용을 위한 이용대가 산정 등은 아직 갈피를 못잡고 있다.

KT 아현지사 통신재난과 정부의 인원 부재, 통신사간 온도차가 장벽으로 지적된다. 다만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정부 입장이 강해 막판 급물살을 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6일 통신3사 관계자 모두 "5G 필수설비 이용대가 산정 협의가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견차가 상당해 이를 좁히지 못하고 각자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신규 설비의 공동구축 및 기존 설비 공동활용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5G 관련 공동구축 방안과 지방자치단체와 시설관리공단 등의 필수설비 활용, 사업자들간의 설비 공동활용 방안 등을 정했다. 다만, 통신사간 첨예한 대립을 야기한 대가산정은 후속조치로 남겼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9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와 대가 산정안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KISDI는 대가산정을 공사환경 등의 차이를 반영해 지역별로 차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지역별 구축비용 자료조사와 대가산정 모형 개발, 현장실사를 병행했다.

다만, 필수설비를 약 70% 가량 보유하고 있는 KT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비 KT 진영이 산정대가 관련 이견차가 커 협의가 더뎌지고 있는 상황. KT는 필수설비 중 관로는 약 70%, 전주는 90%, 광케이블은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두 진영은 이를 두고 임차비용과 최소 임차거리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의 중재를 통해 연말까지는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KT 아현지사 통신사고로 인해 협의가 잠정적으로 중단됐다"며, "개별 협상이 진행됐기에 통신3사가 공식 테이블에 함께 앉은지도 시간이 꽤 지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필수설비 공동활용 보완책 시급하지만 일손 모자란 정부

필수설비 대가선정 협의가 중단된 원인은 지난달 24일 발생한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고 영향이 크다.

우선적으로 국회와 업계에서 필수설비 공동활용에 따른 정책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이용대가 산정은 뒤로 밀린 모양새다.

지난달 26일 국회서 열린 긴급현안보고 자리에서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사고 지역이 기존 주택이 많다보니 인입선 구간까지 필수설비를 점유한 KT 외에는 망이 없다"며, "인입선에 대한 공동활용이 잘 돼 있었다면 서로 보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과기정통부의 필수설비 (공동활용 등)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필수설비 공동활용과 관련) 이전보다는 전향적으로 가고 있다"며 검토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여전히 통신사 간 입장차가 큰게 변수. 비 KT 측은 필수설비 대가를 낮춰 복수의 통신망 구축이 용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KT는 아현지사와 같은 화재 발생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통신망까지 중단돼 더 큰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까지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통신사고 대책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과기정통부도 손이 모자란 상태. 필수설비 산정대가를 진행해오던 통신정책국의 주요 인원이 현재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TF에 합류해 있다. 필수설비에서 난 화재이기 때문에 핵심인력이 투입된 상황이다. 더군다나 통신정책국장은 지난 10월부터 공석인 상태다.

통신사 관계자는 "의사결정 책임을 쥘 국장의 부재로 인해 협의 자체가 더디게 진행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 정부, 통신사 투자유인책 강구해야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사고로 인해 통신사를 옥죄던 정부의 규제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통사의 투자유인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

업계 전문가는 "필수설비를 공동활용하게 되면, 사고시 더 큰 피해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결국 필수설비마저 이원화시켜야 하는데, 이 경우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투자비용 확대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최근 혜화지사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통신3사 CEO 간담회 뒤 기자와 만나 "(백업망, CCTV, 스프링쿨러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맞다"며, "우리가 가진 통신관로가 300km 수준이기 때문에 KT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 어떻게 할지 고민 "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는 각종 요금인하 등의 규제로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다. 필수설비 공동활용 역시 이러한 통신사의 투자유인책으로 마련된 대안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인해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필수설비 투자는 곧 이용대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존 공동활용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인상폭에 따른 통신사별 입장차가 또 달라 통신재난 TF에서 여기까지 다뤄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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