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첫 인사 '미래준비' 포석

외부 수혈·신규 임원 발탁 미래준비 차원서 단행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낸 정기인사에서는 '미래준비'를 위한 포석이 강했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에서 과감히 인재를 영입하고 신규 임원을 발탁(승진)한 지향점이 미래준비에 닿아 있어서다.

구 회장의 이번 인사는 취임 후 행보에서도 일부 묻어났다. 구 회장 체제 출범 2주 만에 그룹컨트롤타워인 (주)LG의 사령탑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발탁하고, 인사팀장에 이명관 LG화학 부사장을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후 경영 현안 파악에 주력했던 구 회장은 취임 후 77일 만에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그 첫 행선지로 잡은 곳은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를 담당하는 국내 최대 민간 연구개발(R&D) 단지 'LG사이언스파크'였다. 이번 구 회장의 취임 후 첫 정기인사와 맥이 닿는 부분이다.

◇ 순혈주의 깬 글로벌 인재 외부수혈

구 회장은 정기 인사에 앞서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글로벌 혁신기업인 3M 신학철(61세) 수석 부회장을 선임했다. LG화학 설립이래 첫 외부 CEO(대표이사)이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현재 LG화학의 사업영역은 전통적인 석유화학 중심에서 소재와 배터리, 생명과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 석유화학의 글로벌화와 전지사업의 해외생산과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어 고도화된 글로벌 사업운영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시업운영 역량과 경험, 소재·부품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와 혁신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로 신 부회장이 낙점됐다.

이날 지주회사인 ㈜LG는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68년생)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했다. 홍 사장은 베인&컴퍼니에서 다양한 산업분야의 포트폴리오 전략, 성장 전략, 인수합병, 기업 혁신 전략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영전략 전문가다.

㈜LG는 또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62년생)을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를 거쳐, 한국타이어 글로벌 구매부문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을 맡는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실력자다. 앞으로 김 부사장은 LG가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전개하고, 계열사 간 자동차부품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지원역할을 하게 된다.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67년생)를 VS사업본부 전무로 영입했다. 은 전무는 17년간 보쉬 독일 본사와 한국, 일본 지사에서 기술 영업마케팅 업무를 수행했다. LG경제연구원은 박진원 SBS 논설위원(67년생)을 ICT 산업정책 연구담당 전무로 끌어왔다. ㈜LG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에는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70년생)이 발탁했다. 김 상무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머크사(MSD)의 미국 및 해외법인에서 약 12년간 근무한 HR 전문가이다. LG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후계자 육성 풀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 최대규모 134명 신규 임원 대거 발탁…기술인력 중용

LG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인 상무 134명을 대거 발탁했다. 이는 2004년 완료된 GS그룹 등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고 규모의 상무 승진자이다. 전무 이상 승진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규 임원 상무 대거 발탁은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인재 풀을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는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조직을 역동적으로 탈바꿈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인사에서 신성장 사업 육성 등 미래 준비를 위해 R&D와 엔지니어에 대한 승진 인사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그룹 관계자는 "탁월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R&D와 엔지니어 중 선행 기술과 제품 개발에 대한 성과가 있는 우수한 인력에 대한 승진을 꾸준히 실시했다"며 "이번에는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 등 기술인력을 중용했다"고 했다.

특히, AI, 빅데이터, 로봇, 5G, 지능형 스마트 공장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를 실시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LG그룹의 이번 임원인사에서도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이 적용됐다. 성과와 전문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규 상무 승진자를 대거 발탁하는 한편, 총 승진자 185명 중 사장 승진자는 1명이다. 또 부사장과 전무 승진자 규모는 50명으로 예년과 비슷했다.

유일한 사장 승진자는 LG화학 김종현 부사장(59년생)이다. 김 사장은 1984년 입사 후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을 거쳐 올해부터 전지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자동차 전지 신규 수주를 주도해 사업 성장 기반을 확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7명의 여성임원이 신규로 선임됐다.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지난 2014년 14명에서 2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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