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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미국 중간 선거 독해법


북한, 중국, 이란 등의 이해득실 점검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다음 주에 치러질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우방국이나, 적대국이나 모두 깊은 관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몇몇 나라는 민주당을 응원하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협상 파괴나 무역 관세 같은 도발적인 정책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같은 나라는 공화당이 계속 다수당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적대적인 의회가 구성돼 대통령을 견제하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가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특히 이번 중간 선거는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외교 정책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백 명 중 3분의 1인 35명과 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다. 상원의원은 6년마다 전체를 재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2년마다 전체 의석의 3분의 1씩 선출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지난 달 24일 발표한 조사에서 ‘오늘이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의 후보자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가 민주당, 32%가 공화당을 각각 선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 CBS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하원에서 민주당이 226석을 차지하면서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6개월 전의 39%에 비해 약 8% 오른 47%로 나타나 완전한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 만큼 결과를 지켜보는 이해 당사국들도 초조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예를 통해 이번 선거 결과를 예상해 볼 수도 있다. 1946년 이래 집권 대통령의 당은 거의 대부분 중간 선거에서 의석을 잃었다. 확실한 것은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을수록 더 적은 의석수를 잃는다는 공식이다. 예를 들어 1998년 빌 클린턴과 2002년 조지 W. 부시의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은 오히려 의석수를 늘릴 수 있었는데, 두 대통령 모두 지지율이 60%를 상회했던 덕분이다.

그러나 그것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밑돌 경우 하원에서는 평균 36석을 잃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06, 2010, 2014년의 중간 선거에서 부시와 버락 오바마는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상하 양원에서 모두 다수당의 지위를 야당에 뺏기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중간 선거의 성격을 감안해 각국의 이해득실을 가늠해 보자.

◇북한

북한은 유엔 주재 공관원들을 중심으로 미국 중간 선거 진행 과정을 면밀히 조사,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수 미 테리 북한전문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11월6일 중간 선거에 많은 것을 걸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한국전쟁을 끝낼 수 있는 평화협정 체결을 원하고 있는데, 북미협상의 초점이 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테리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자신 만의 전략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까지는 매우 잘 돼 왔다” 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잘 듣는 파트너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약속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의회, 특히 민주당이 북미 회담에 매우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심지어 김 위원장이 허황된 약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기 위한 어떠한 조약도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게다가 북한 당국자들 사이에는 민주당이 만약 하원이나 상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자체를 모두 팽개칠 우려가 있다는 의심이 팽배해 있다고 테리 연구원은 말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의회에 발목을 잡힌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것이라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데, 특히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검토에 들어가면 상황은 절망적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이었던 빅터 차는 설명했다.

◇중국

중국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등과 같은 그의 무역 정책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중간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 증거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리들은 중국 관영 미디어 회사가 아이오와 주 최대 일간지인 드 모인 리지스터에 게재한 4쪽의 광고물을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진핑 정부가 심각한 선거 개입을 보여주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광고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 정부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종종 쓰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지도자들이 미국 중간 선거 결과에 첨예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국은 중간 선거 결과 보다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국파워프로젝트 담당 보니 글레이서는 설명했다. “중국은 보다 예측 가능한 미국과의 관계를 선호하는데, 그것은 트럼프를 반대하거나 민주당을 선호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코넬 대학의 칼슨 교수는 “2016년 선거를 상기해 보라. 당시 중국은 선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중국의 인권 문제에 비판적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트럼프 후보에 더 호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간 선거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 경제, 기술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의 대치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 외교 정책은 항상 백악관의 특권 영역이 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선호하는 참모들로 둘러싸여 있다. 비록 의회가 외교 정책 결정을 견제하는 헌법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의회의 구성과는 상관없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외교 문제를 다루는 최고의 기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미국 의회는 전통적으로 백악관보다도 더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그러한 태도가 미중 협력을 심화시키도록 중국 정부를 촉구하는데 도움이 돼 왔다. 정치적인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 왔다. 단지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행정부가 충분히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에만 비난을 가했다.

◇이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1순위는 이란을 고립시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란 지도자들이 트럼프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플랜 B로 전환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과 이란의 관계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인 국립이란·미국협의회의 설립자인 트리타 파르시는“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중간 선거 결과는 많은 시간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주된 관심사는 2015년 미국과 맺은 핵협정의 운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경제 제재를 다시 가했다.

지금까지 이란은 협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미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다시 협정에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에서 기다리자는 것이다. 파르시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하원의 다수당이 되고, 심지어 상원까지 차지한다면 트럼프 전략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결과가 나온다면 이란은 용기를 얻어 트럼프 정권이 끝나기를 기다릴 것이고, 트럼프가 단임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할 것이다.“

이 밖에 유럽연합 등 거의 모든 나라가 미국과의 이해관계에 얽혀있기 때문에 중간 선거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의 외교 정책은 과거와는 달리 완전히 뒤집혔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특히 최근 벨기에에서 열린 아셈회의에서도 중심 주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흔들어 놓은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할 것인가였다. 그래서 이번 미국 중간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각국의 주시 아래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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