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붕괴] 금융당국·업계 긴급회의도 '무용지물'

"급락장에 금융당국 대책도 역부족"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당국과 증권사 사장단의 긴급회의도 급락장에선 역부족이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증권사 유관기관이 잇따라 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지만 코스피 2000은 붕괴됐고 외국인 매도행진과 투자자 불안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금융위는 29일 오전 8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증시 하락과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등 상황을 점검하고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서 금융위는 급락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유관기관을 중심으로 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만 최소 2천억원을 투자해 안정판 역할을 강화할 것이란 방침도 공개했다.

김 부위원장은 "올해 2천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규모를 3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대해 11월 초부터 투자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봐가며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함으로써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 받은 듯 금투협도 이날 오전 10시30분 증권사 대표 12명, 자산운용회사 대표 9명 등을 소집해 '긴급 자본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코스피가 2000선까지 급속히 물러나는 상황에서 대내외 자본시장 동향 및 전망,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최근 급락장에 대해 금융위보다 깊은 우려를 표했다. 권 회장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현재 시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부와 업계의 공조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투협은 이에 대책반을 가동하고, 주식시장·채권시장·자금동향·펀드시장·외환시장·기관투자자 매매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긴급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하겠단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외국인 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유 수석부원장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정책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로 글로벌 금융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요국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경제·금융시장의 개방도가 높아 파급 영향이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제반 불안요인들이 현실화될 경우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위기대응 비상계획(Contingency plan) 등을 철저히 재점검할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증권사 유관기관의 잇딴 긴급회의에도 시장은 묵묵부답이었다.

코스피는 이날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로 전 거래일 대비 1.53%(31.10포인트) 내린 1996.05에 거래를 마치며 또다시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6년 12월7일(1995.69) 이후 약 1년10개월 만이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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