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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민주당의 몰락, "예견된 일이었다"


 

민주당이 몰락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로마 제국처럼 한 순간에 무너졌다. 반세기 동안 반독재민주화 투쟁의 빛나는 전통을 뒤로 하고, 정권교체와 냉전의 벽을 녹여낸 자존심도 짓밟혔다.

민주당은 지금 최악의 상황이다.

16대 총선에서는 115석을 얻었지만, 불과 4년만에 원내교섭단체(20석) 자격조차 얻지 못했다. 구원투수였던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낙선했다. 탄핵을 주도한 조순형 대표와 유용태 원내 대표, 7선을 노리던 김상현 당 상임고문 등 당권파도 대부분 전멸했다.

소장파든 당권파든 당을 이끌 구심점이 사라졌기에,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17대 국회가 출범하기 전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다고 하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민심을 되돌리기도 지역구 의원들을 달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안타깝지만 예견된 일이었다.

열린우리당 분당후 느꼈던 증오와 복수심은 민주당의 정체성에 극심한 혼란을 줬다. 지지자들은 한-민공조로, 탄핵으로, 내분으로 이어진 민주당의 행보를 용납하기 힘들었다.

◆증오가 탄핵으로, 내분으로

민주당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분당 이후 한나라당과 공조하면서 부터다. 분당 이전에는 한나라당과 사활을 걸고 싸우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함께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을 일부 견제하긴 했지만 측근비리특검 재의결 과정에서, 대선자금 정국에서 한나라당 편에서 노무현 정부를 압박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만든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앞장섰다. 한국사회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골육상쟁(骨肉相爭)을 벌인 것이다.

그래서 탄핵역풍은 한나라당보다 더 매서웠다. 급격한 지지도 하락은 내분을 야기했고, 옥새파동을 겪으면서 급기야 지지도가 2.5%까지 떨어졌다.

장전형 민주당 대변인은 총선 참패에 대해 "한-민공조 노선의 문제와 개혁공천의 실패"라고 말했다. 또 "3보1배때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신발이 2.5센티미터 굽의 운동화에서 5센티미터의 단화, 7.5센티미터의 하이힐로 바뀌면서 민주당 지지율은 이를 합한 게 될 줄 알았는데, (추풍도)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과는 다른 정체성 찾아야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총선 결과에 대해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해서 반드시 평화민주세력의 본산으로 부활하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한국정치사에서 남북화해세력, 평화민주세력으로서의 브랜드가 의미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추 위원장의 호소가 현실화되려면 열린우리당과 차별되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분열주의자로 매도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정책과 철학을 보이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각 당 정책 공약을 평가한 후 발표한 내용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경실련은 "민주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정책적 스펙트럼이 넓어 다른 4개 정당과 정책 일치도가 모두 50%이상"이라고 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의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으려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그래야 민주당이 산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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