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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간 욕망의 이중성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선과 악? 확실한 건 없다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이 출간됐다.

이 소설은 장기 집권을 꾀하는 최고 권력자 리아민, 재기를 노리는 작가 박상호, 특종을 원하는 일류 정치부 기자 정율리, 베스트셀러 출간이 절실한 출판사를 등장시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서로를 맹렬히 탐하고 이용하는 권력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준다.

과거 베스트셀러의 유명세를 부여잡고 재기를 노리던 소설가 박상호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대통령 관저로 불려간다. 그곳에서 마주한 독재자 리아민은 자신의 미화된 전기를 의뢰하고 박상호는 리아민과 몇 차례의 만남을 이어가며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기를 써나간다.

작가 박상호의 자전적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리아민이 던진 미끼를 물어 얻을 수 있는 명성과, 구술 작가가 아닌 작가로서의 명성 또한 고스란히 지키기를 바라는 주인공 박상호의 내적 갈등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다시 한번 명성을 얻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작가에게 권력자의 전기 집필은 '양날의 검'이다. 세간의 명성과 재기의 기회, 부와 권력을 거머쥘 수 있지만 작가의 자존심을 내팽개치는 글쓰기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마침내 자신이 집필하지 않은 전기가 태연히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되고 인터뷰 요청이 밀려들자 소설가 박상호는 감당할 수 없는 혼돈에 빠진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자신에게 굴러들어온 이익을 온전히 누리기로 결심한 그는 기자들을 만나 세상에서 자신만 알고 있을 법한 최고 권력자의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묘한 쾌감에 사로잡힌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자신이 지향하는 곳으로 곧장 걸어가지 못하고 권력의 노예가 되기를 자처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허약함을 조명한다. 손에 쥔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순간순간 택한 욕망을 자기합리화로 포장하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해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씁쓸하게 그려냈다.

최고 권력자는 국민에 대한 사심 없는 헌신과 국익으로 포장하고 기자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하는 열망인 기자 근성으로 포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이기심과 이중성을 은연중에 꼬집는다. 이 소설은 선과 악, 선택과 결과에 대해 과연 절대적인 기준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 독자에게 깊은 물음을 던진다.

(전혜정 지음/다산북스, 1만4천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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