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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회담]결코 미워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


'평양공동선언'의 발빠른 추인으로 정상회담을 빛나게 했다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획기적인 합의를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 냈다.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 부분이 가장 큰데, 그 밖에도 경제 협력, 이산 가족 등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이라는 약속도 받아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계기는 북미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선 것이고, 따라서 국내외의 관심은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비핵화 조치를 문 대통령이 끌어낼 수 있는가에 쏠렸다.

그러나 합의문에는 이 정도면 미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 있을까하는, 좀 미흡한 듯한 내용만 담겨 있었다. 풍계리 핵실험장(이미 폐기),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폐기)과 미사일 발사대(폐기 예정), 그리고 미국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면, 연변 핵시설을 폐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북한으로서는 성의를 다 했을지도 모르지만, 미국이 만족하는 수준일까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구심을 말끔히 씻어준 사람이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평양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발표한 것이 19일 오전 11시쯤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 경에 자신의 트위터에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대대적인 환영의 글을 올렸다.

“김정은은 마지막 협상이라는 조건으로 핵사찰, 그리고 국제 전문가 입회 아래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허용하는데 동의했다. 그동안 로켓이나 핵실험이 없었다. 영웅은 계속 영웅으로 남는다.”

그리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북미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화룡점정의 효과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불어 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이 없었다면, 문 대통령은 귀국 후 비핵화 진전 없는 맥 빠진 정상회담이라는 일부 국내 여론의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남북 관계에 엄청난 진전을 가져온 나머지 합의들은 빛을 잃을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늦은 저녁시간인 밤 10시까지 평양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 회담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내 정치 상황에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 회담에서 자신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합의문이 나오자 환영의 트윗으로 흡족함을 표현했다. 그러자 ‘평양공동선언’은 하자가 없는 완성본이된 느낌이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선물을 줄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그 큰 선물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도 여러 차례 밝혔듯이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나오는 비핵화 조치 이외에도 다른 조치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합의문에 나오는 비핵화 조치와 보이지 않는 조치가 합쳐져 트럼프 대통령의 추인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미국의 많은 대통령 중에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촉발시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다. 지난 해 북한에 대해 막말 폭탄을 퍼부을 때만 해도 민주주의를 세계에 뿌리 내리게 한 미국인들은 어떻게 저런 대통령을 뽑았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논의는 실질적으로, 또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리고 앞으로 협상 여부에 따라 한반도에 봄이 찾아올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각종 미디어의 폭로 기사로 인해 지지율이 40% 이하로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민주당이 중간 선거에서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돌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 사정이고 한국에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좀 다르다. 김정은 위원장에 변함없는 브로맨스적 애정을 보내면서 비핵화 협상을 지속하려는 노력은 한국으로서는 사실 고마운 것이다.

트럼프(trump)라는 보통 명사는 포커 게임에서 ‘좋은 패’를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이름이 말해주듯, 협상이 있으면 자신이 좋은 패를 쥐기 위해 극단적인 압박을 상대방한테 가하는데, 보통 이런 경우 매우 악한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술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비핵화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도 유엔 제재의 강도를 계속 높였다. 보통의 경우에는 상대방을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는 정반대다. 협상을 하고 싶은 상대일수록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다. 지난해 보여줬던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도 협상을 위한 일종의 숨고르기로 볼 수 있다. 자심의 이름이 의미하는 대로 trump를 쥐기 위한 것이다.

엉성해 보이기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IQ 가 156으로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존 퀸시 애덤스 다음으로 높다. 그가 취임 이후 그 많은 대통령 업무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을 보면 비상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대통령의 권한을 너무 인기가 없는 곳에 과다하게 사용해서 여론이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미국은 이미 중국이 실탄 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면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이다. 문제는 trump를 쥐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욕을 먹는다는 점이다.

남북이 한반도 항구적 평화구축에 성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은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진행 과정을 지켜보아야겠지만, 평양 회담 이후 보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우호적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성해 준 것이 이번만은 확실하다. 미워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보면서 좋은 결실을 기대해 보자.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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