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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생리대 全성분 공개…소비자 불안은 여전


식약처 조사결과 불신…해외·약국 생리대 '약진'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시중에 판매 중인 생리대·팬티라이너가 인체에 안전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불안감이 여전하다. 올해 10월부터 식약처는 생리대 포장에 전 성분을 기재하도록 했지만, 소비자 불안을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식약처는 시중에 판매하는 생리대·팬티라이너 666개 품목을 전수 조사한 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74종의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인체 위해성이 높은 VOCs 10종에 대한 전수조사에서도 "하루 7.5개의 생리대를 한 달에 7일간 평생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식약처 조사결과는 개별 물질에 대한 위해평가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VOCs 84종에 동시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스티렌의 9배, 벤젠의 157배에 노출돼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했으나 이들 VOCs가 동시에 영향을 미칠 때 인체 위해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스티렌(안전역 9)·벤젠(157)·톨루엔(252)·에틸벤젠(331)·자일렌(365)·테트라클로로에틸렌(626) 등 10개 화학물질 혼합물의 안전역은 6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역이 최대 100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안전역이란 약물의 안전성을 판정하는 기준으로, 안전역이 클수록 안전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에 여성환경연대는 "식약처는 "통합위해평가 방법이 없어 참고할 수 없었다"고 했으나 이런 경우 성급하게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성분에 동시 노출될 경우 위해가 증폭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함을 밝히고 향후 중복노출을 고려한 독성시나리오를 작성해 이에 따른 위해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도데칸 등 VOCs 7종은 독성 연구 자료가 없어 위해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점, 생리대가 직접 닿는 여성 생식기가 아니라 피부흡수율을 기준으로 했다는 점 등이 한계로 꼽힌다. 무엇보다 시중 유통 중인 생리대에 문제가 없다면 일회용 생리대를 쓴 후 겪은 여성들의 건강이상증세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생리대 부작용 논란 후 국내 제조사의 생리대에서 해외 유기농 생리대로 바꿔 쓰고 있는 홍유리(29·여) 씨는 "해외 유기농 생리대를 사용한 후 생리통이 확연히 줄어들어 일반 생리대 대비 2~3배 비싼 가격에도 건강을 생각해 쓰고 있다"며 "일반 생리대가 안전하다면 왜 갑자기 생리통과 생리불순이 줄어든 건지 설명해달라"고 꼬집었다.

면 생리대를 쓰는 윤지연(27·여)씨는 "올해부터 생리대의 전성분이 공개되지만 이것이 제품 안전성을 담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반인은 각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는 데다, 독성 자료가 없는 성분은 정부에서도 위해성을 모르기 때문에 가급적 화학물질이 적은 제품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생리대에 등돌린 소비자…대안 생리대 인기

이같은 불안으로 대안 생리대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면 생리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6% 늘어났다. 빨아 쓰는 면 생리대 특성상 한 번 구매하면 빠른 시일 내에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음에도 지난 11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3% 늘어나는 등 신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약국 생리대(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공급되는 유기농 생리대) 대표 제품인 '오드리선' 역시 9월 중순 약국 출점 후 2주 만에 입점 약국이 1천 곳을 돌파했다. 현재 전국 1천188개의 약국에서 판매 중이며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을 비롯해 전국 9개 백화점에도 입점하는 등 약국 생리대에 대한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해외 유기농 생리대에 대한 해외직구 수요도 꾸준하다. 몰테일의 제휴사이트인 건강식품 전문쇼핑몰 '비타트라'에 따르면 식약처의 1차 발표 직후인 10월에도 생리컵·생리팬티·생리대 등 여성용품의 판매비중은 전체 해외직구의 23.5%를 차지했다. 11월에는 15.5%, 12월에는 10.6%를 차지하는 등 10% 이상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몰테일 관계자는 "해외 유기농 생리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나트라케어·네띠 등 인기 제품들의 정기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결과 론칭 후 지난 11월까지 가입자 수가 상승곡선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식약처는 생리대 함유 가능성이 있는 프탈레이트·다이옥신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지난 연말 VOCs 저감화를 위해 '의약외품 사업자 정례협의체'를 구성한 만큼, 올해 업계 자율 협약을 마련해 VOCs 발생원인 규명 및 저감화에 나설 계획이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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