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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BIFF]악재 속 빛난 영화인들의 사랑, 그리고 희망(결산①)


문재인 대통령, 영화제 방문해 '간섭 없는 지원' 약속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지난 2014년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 영화제의 전성기와 비교하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조용함 속에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에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제점은 아직 봉합되지 않았다. 정부 지원금 삭감, 부산시의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고발 등을 비롯해 올해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사퇴할 예정이다. 여전히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산업노조, 한국촬영감독조합 등 일부 유관 단체들의 보이콧도 철회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지난 3년 간 영화제가 겪은 상처는 남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간에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영화제는 3년, 2년, 1년 전보다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리버 스톤, 라브 디아즈, 오우삼, 대런 아로노프스키 등 해외 스타 감독들은 여전히 부산을 찾았다. 김광호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장에 따르면, 관객수는 예년과 비교해 오름세를 보였다.

영화 관객들은 여전히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한다. 영화제에서는 평소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작품, 제3세계 영화 등을 만끽할 수 있다. 관객과의 무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거장부터 실력있는 예술·독립 영화 감독까지, 영화제는 관객들에게 이들 모두와 직접 호흡하며 영화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이다.

이런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기 위한 작은 힘들은 올해에도 모였다. 영화과 학생들로 이뤄진 부산국제영화제학생대행동 단체는 궂은 날씨에도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앞을 지키며 영화제 정상화을 위한 서명 운동을 벌였다. 이승호 부산국제영화제학생대행동 대표는 "영화제의 로고 그림은 소나무다. 영화제를 지키고 이끌어준 분들의 뜻이 이어질 수 있도록 소나무처럼 부산영화제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독립·예술 감독들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여전히 '꿈'이다. 영화제는 독립 영화 감독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만든 영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이자 자신의 작품으로 관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자리다. 또 전세계 창작자들이 한데 모여,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이 부산국제영화제다.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공식 초청된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은 지난 18일 조이뉴스24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때 다행이다 싶었다. '이 영화를 어떻게 극장까지 가져 갈까', '개봉이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가 상영되기까지, 중간 다리를 해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플랫폼으로써 여전히 예술·독립 영화에 주요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

뉴커런츠 부문 진출작 '죄 많은 소녀'에서 메가폰을 잡은 김의석 감독은 지난 20일 조이뉴스24에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술적 성취의 목표이기도 하고 그걸 평가 받거나 칭찬 받고 응원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표현하며 "영화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 느꼈을 때 영화제에서 '이런 세계도 있구나'라면서 견문을 넓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시 영화를 하고 싶게 만든 곳"이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에 대한 염원이 올해도 차곡차곡 모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영화제에서 드디어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제를 방문해 '간섭 없는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영화제를 깜짝 방문,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제의 정상화를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빠른 시일 내에 국제 영화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부와 부산시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책으로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 자유에 맡겨, 우리 영화인들이 최대한 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정부가 그 뒤에 이런 저런 개입을 하며 이런 현상이 생겼다"며 "도종환 장관이 영화제를 지원하겠다 약속했는데 저는 거기 더해 최대한 지원하되 역시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들에게)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가 정치적 외압에서 촉발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언급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3년 간 외압과 내홍을 거친 영화제는 크고 작은 힘들이 모여 재도약 시동을 걸고 있다. 위기가 기회로 바뀌듯, 일련의 부침이 영화제를 더욱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2일 개막해 오늘(21일) 폐막한다. 75개국 298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월드 프리미어로 100편(장편 76편, 단편 24편)의 영화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29편(장편 25편, 단편 5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폐막작은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다.

조이뉴스24 부산=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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