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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할인도 좋지만'…이벤트로 판매자 원성 산 옥션


'급상승' 상품, 판매자들에 광고비 경쟁 부추겨

온라인 오픈마켓 쇼핑몰 옥션에서 의류를 팔고 있는 A씨는 내년부터 옥션에 물건을 공급하지 않고, 다른 오픈마켓 쇼핑몰로 옮겨갈 계획이다.

수 년 전부터 옥션과 거래하면서 사업을 키워오던 A씨가 오랜 거래관계를 정리하고 다른 오픈마켓에 새 둥지를 틀려고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광고비 부담 때문이다.

옥션이 자사에 물건을 공급하는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광고비 할인 이벤트가 판매자들에 지나친 부담을 안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옥션은 현재 자사에 물건을 공급하는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급상승 광고비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이 이벤트는 기본으로 내야 하는 매출 수수료나 광고비 외에 일정 수준의 비용을 더 내면 해당 상품이 노출되는 카테고리에서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해준다는 내용이다. 판매자들은 돈을 내고 각자 점수를 쌓으며, 이 점수에 따라 인기 급상승 순위가 매일 매겨진다.

쉽게 말해 판매자들이 자신의 상품 노출을 늘리기 위해 돈을 주고 '명당' 자리를 사는 것.

문제는 옥션이 최근 두 달간 관련 광고비를 절반 이상 깎아주는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판매자들의 지나친 과열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마켓에서는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노출되는 정도가 매출과 직결된다. 제품이 카테고리 상위권에 머물러 있어야 판매가 잘된다. 당연히 싼 값으로 노출을 늘릴 수 있다고 믿은 판매자들이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너도나도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동안 광고비를 투자해 순위를 유지했던 판매자들 역시 순위를 뺏길 수 없어 광고비 경쟁에 뛰어들면서 결국 판매자간 경쟁만 심해지고 순위 변동은 거의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판매자들은 가뜩이나 마진율이 낮은 오픈마켓에서 그나마 보던 이익조차 광고비로 날리고 있는 형편이다.

A씨만 하더라도 지난달 광고비 할인 프모모션에 참여해 배너광고 외에 별도로 매일 20만~30만원을 내는 바람에 지난달에는 결국 적자를 보고 말았다.

그는 "광고비 지출을 줄이고 싶어도 다른 경쟁업체들의 순위가 올라가는 것이 보이니 사실 그렇게 안된다"며 "옥션이 할인 프로모션으로 판매자들을 유혹해놓고 경쟁심을 부추겨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옥션은 "중소 판매자들의 요구에 따라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옥션 관계자는 "급상승 광고 상품은 판매자수가 많아지고 사이트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력있는 상품을 새로 팔고 싶어도 기존 누적판매 순서에 따라 앞쪽 노출을 도저히 할 수 없는 판매자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며 "누적 판매량이나 판매인기순위만으로 상품을 나열하면 질좋은 제품을 판매하려고 해도 기존 판매 실적이 없는 신규 판매자들이 설 곳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이 기능을 도입한 후 상당수 카테고리의 경우 상위 판매자로 매출이 집중되는 현상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중소형 판매자들에게 노출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이 광고상품은 상품의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상품을 정렬해놓은 페이지에서는 판매인기순위나 누적 판매량, 가격순, 상품평 많은 순 등 다양한 조건을 제공해 분류해볼 수 있도록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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