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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경쟁하는 인터넷"…이태희 대변인 책 출간


'변화와 지향' 출간… SNS가 포털을 대체할까

"기술은 (훌륭할 지) 몰라도 구글이 인문학적으로 인터넷에 기여한 바는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검색 행위만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오히려 국내 포털들이 표현 촉진적이고 시장 참여적인 사상의 자유시장을 만드는 데 더 노력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대변인은 '변화와 지향'(나남)을 저술하기 위해 3년 이상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를 떠나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CH)의 저널리즘스쿨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때 일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언론법 세미나 시간, 야후나 AOL 같은 인터넷서비스업체에 너무나 관대한 미국 의회와 법원의 태도가 궁금했고, 그 이유와 논리를 추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저자가 2006년 7월 귀국해서 본 한국의 포털은 정치권과 여론에 몰리면서 자신의 '언론성'을 부인하며 방어에 급급했고, 인터넷과 포털이 지닌 인문학적 가치에 대해 학문적으로, 저널리즘적으로 정리해야 겠다고 생각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밀턴에서 부터 올리버 웬델 홈즈 대법관으로 이어지는 고전적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과 이에대한 비판들을 살펴보고, 인터넷이 어떻게 사상의 자유시장에 기여하고 부활시켰는 지 풍부한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 정책의 양날이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경쟁중

저자는 "인터넷은 가장 참여적인 시장이자, 표현촉진적 매체"라며 "전기통신법의 '불온통신' 개념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사상의 자유 시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밝히면서,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의 보호라는 두 법익의 균형추에 관심을 보인다.

인터넷 정책의 양면적 화두인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의 보호는 인터넷에 대한 규제와 인터넷 산업 육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지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된다.

그런데 저자는 심각해지기 보다는 사이버 자유주의와 규제주의도 따지고 보면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에 완전한 면책 특권을 인정한 Zeran v. AOL 판결을 둘러싼 미국의 다양한 판례 분석과 소개를 통해 독자에게 치열하고 수준높은 논쟁의 범주들을 소개하고 있다.

◆포털의 언론성 숨길 일 아냐...모바일 혁명이 실명사회 부추겨

"우리는 언론이 아니다"는 일부 포털의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언론성을 강화하는 게 낫다고 반박한다.

저자는 포털의 초기화면 변화와 서비스 진화과정을 추적하면서, 포털 저널리즘은 '뉴스 재매개'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정보의 재매개' 개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힌다.

이 과정에서 포털 초기 화면이나 뉴스섹션의 '헤드라인 저널리즘'이 기사 연성화를 부추겨 위험성을 낳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모바일 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답게 모바일 혁명에 따른 포털 산업의 위기도 진단한다.

이태희 대변인은 유선인터넷에서 백화점식 영업을 했던 포털이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의 메일이나 검색 등 개별 서비스에서 경쟁하는 구조로 변했고, 스마트폰 앱으로 자체 홍보가 가능해진 언론사들이 포털과 광고 등에서 맞서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의 성장은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포털을 대체할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혁명이 진행되면서 '익명사회'를 지향했던 사이버스페이스가 '실명사회'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지적은 제한적 본인확인제(인터넷실명제)에 대한 갈라파고스 규제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유선을 무선이 대체하는 사회, 개인화된 소통을 중요하게 취급하는 사회로 바뀌면서, 누가 규제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인터넷(사이버 스페이스)이 재설계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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