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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도입 1년, '그늘'보단 '빛'이 많았다


스마트 혁명에 기여…국내 IT 산업 위기론 확산

2009년 11월 28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논쟁으로 지체됐던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첫 출시됐다. 아이폰은 1년 만에 가입자 수 162만명을 모아 기껏해야 50~60만대 팔릴 것이라던 시장의 예측을 완전히 뒤집었다.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지 1년, 무엇이 변했을 까.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개방형 구조로 바꾸고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하고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혁명에 기여한 공로는 크다.

그러나 동시에 애플·구글 발 IT 재편론을 증폭시켜, 그동안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를 등한시했던 국내 업계에 자극을 넘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에 기여...일반폰의 40배 데이터 쓴다

KT를 통해 국내에 상륙한 아이폰은 출시 4개월만에 가입자 50만명, 9개월만에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 11월 현재 162만명이 가입했다.

아이폰은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에 자극을 줘 갤럭시S의 탄생을 앞당겼는데,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10월 기준 약 570만명으로 국내 전체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 비중도 아이폰 도입 전 3% 미만에서 10월 기준 약 40%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해 말 올 해 스마트폰 비중이 28%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훨씬 넘어선다.

아이폰의 고객층은 대학생과 직장인 등 20~30대가 77%, 40대 이상 16%, 10대가 4%를 이루는 등 다양화되고 있으며, 아이폰 가입 고객들의 무선데이터 사용량(507MB, 9월 기준)은 일반폰 가입자의 약 4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삶의 방식을 바꿔 스마트 혁명에 기여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아이폰 도입 1년, 모바일 빅뱅과 생태계의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아이폰을 통한 모바일 빅뱅으로 경제ㆍ사회 전반의 '스마트 혁명'이 촉진됐다고 평가했다.

아이폰은 앱스토어라는 비즈모델을 통해 기존 이통사와 제조사 중심의 폐쇄적인 모바일 시장 구조를 콘텐츠 중심의 개방형 시장으로 바꿔놓았다.

앱스토어의 국산 앱은 지난 해 12월 2천367개에서 올 11월 중순 7천475개로 약 316% 늘어났고,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이용자도 올 3분기에 100만명을 넘어 137만명에 달하며 이용건수는 전분기 대비 약 370%(105만건), 이용 금액은 약 300%(483억원) 증가했다(한국은행 '10.10.27).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글로벌 오픈마켓 진출 등으로 '09년 대비 올해 5.8% 성장, '12년 36.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10.9.17),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도 '09년 대비 올해 31% 성장할 전망이다(Frost & Sullivan, 방통위 재인용 '10. 10월).

무선데이터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1인당 월평균 스마트폰 트래픽은 271MB로 글로벌 평균(85MB)의 3.2배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인포머 텔레콤 앤 미디어, '10.11.10).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방문자수 역시 전년 대비 평균 350% 증가하는등(’10년 9월 기준, 매트릭스 '10. 10. 19) SNS를 통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함께 아이폰은 대우건설이나 세브란스병원 등의 '스마트워크' 구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데도 기여했다.

IT 관련 벤처기업 수가 전년대비 약 20% 증가했으며 IT분야 구인인원도 약 45% 증가하는 등 IT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중소기업청 '10. 9월).

KT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KT는 아이폰 도입과 강력한 3W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 혁명을 이끌었다"며 "이제 오픈 에코노베이션,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주도해 통신을 넘어선 ICT 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T산업 위기론 확산...생태계 전쟁 점화

그러나, '아이폰 효과'의 수만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ICT 산업계에는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애플 아이폰의 '개방적이나 폐쇄적'인 구조다. 애플은 자체 운영체계(OS)에 기반해 모든 부가서비스들을 자체적으로 제어함으로써 OS 경쟁력이 없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하기에 어려운 구조를 만들고 있다.

특히 PC와 휴대폰, 각종 패드류와 TV가 끊김없이 연결되는 'N스크린시대'에 국내 기업들의 서비스플랫폼이 배제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KT역시 '아이패드'와 별도로 국내 업체인 엔스퍼트와 함께 '아이덴티티 탭'을 개발해 '케이티패드'라고 이름붙이면서 쿡TV와 올레 마켓 등의 콘텐츠를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KT 한 임원은 "애플은 스마트폰, 태블릿PC, TV로 어우러지는 시장을 다 만들었다"면서 "통신사가 취하는 전쟁은 아이폰 스토어를 못가지니 달라야 하는 것이고, 아이덴티티 탭 출시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 아이패드도 출시되지만, 우리가 멀티 스크린 시장을 노크안 하면 시장을 모두 (구글이나 애플에게) 오픈할 수 밖에 없는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도 지난 달 '서비스플랫폼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네트워크에 기반한 망 품질이나 고객 서비스만으로는 차별화가 안된다"면서 "소위 통신사(MNO)의 경쟁력은 서비스 플랫폼 단에서의 질적 가치에 따라 달라지며, 이 서비스 플랫폼은 상당한 세월이 걸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구글의 OS에서는 구글이 장악한 서비스 플랫폼 관련된 것은 임베디드를 못하게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캐리어(통신사)들 입장에서 '플랫폼 중립성'이 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사장은 "다른 통신사와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 안드로이드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면서 "통신사도 단말 OS를 포기하지 않아야 이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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