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마켓마다 환불 규정 '천차만별'

애플리케이션 마켓들의 유료 앱 환불 규정이 각사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나 이용자 불편, 피해사례가 우려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 유료 앱 등록이 가능해지는 등 향후 유료 앱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각사마다 환불 규정, 처리 과정, 처리 시간 등이 달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방통위도 업체별로 다른 환불 규정에 대한 원칙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해외 앱 마켓 환불 처리 비교적 빨라…국내는?

앱 마켓들의 환불 규정을 살펴보면 국내, 국외를 불문하고 마켓마다 다르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통신장애, 터치실수, 앱 구동 오류 등에 대해 환불해 주고 있다. 하지만 환불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영문 이메일을 애플측에 직접 보내야 한다. 영어에 익숙치 않은 이용자에게는 불편한 구조다. 메일을 보낸 후 처리기간은 비교적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경우 앱을 구매한지 24시간 내 터치한번으로 요청만 하면 바로 환불이 가능해 이용자 측면에서는 가장 편리하다.

국내 앱 마켓의 환불처리는 최소 하루에서 최대 두달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가 된 앱에 대해 개발자와 함께 검증하는 시간을 가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 '티스토어'는 환불 신청이 접수되면 일단 이용자를 기다리게 한 뒤 개발자에게 알려 앱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조사한 다음 환불조치한다.

LG '오즈스토어'도 비슷하다. 앱 환불 문의가 오면 상세히 문제점에 대해 보고받은 뒤 자사 센터 협업팀에 오류 검수를 요청한다. 문제가 생긴 스마트폰 기종과 똑같은 펌웨어에서 실제로 구동해본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개발자에게 알리고, 수정 완료되기 전까지는 앱을 삭제한다. 이용자 환불은 그 다음 이뤄진다.

KT '올레마켓'의 경우 '선환불 후조치'로 비교적 환불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가 환불요청시 오류가 생긴 앱의 캡쳐화면을 팩스 등으로 보내면 곧바로 환불해준다. 문제가 생긴 앱에 대해서는 앱개발자에게 알려 오류 수정 및 삭제 등 후조치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개발자에게 연락해 중간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알아본 뒤 환불해드리고 있다"며 "한꺼번에 얼마나 많은 환불요청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업무가 몰릴 때가 있고 정보수집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처리시간은 건마다 다르다"고 해명했다.

◆방통위 "앱 환불에 대한 원칙 만들 것"

방송통신위원회도 각사의 환불규정이 제각각인 것을 문제로 알고 있지만, 규제가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환불규정을 만들기 보다는 가이드라인 정도를 만들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생각이다.

방통위 이재범 이용자제도과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불 규정을) 통일 시키는 것이 좋다고 본다"면서도 "앱 마켓은 현재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강화된 규정에 모든 사업자를 규제하면 어떤 사업자는 피해를 보고 어떤 사업자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11월 발표할 단말기 A/S 가이드라인에 앱 환불규정에 대한 원칙은 포함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유료 앱 환불이 지연되는 이유가 이용자와 앱 개발사 사이 중계자인 이통사가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가이드라인에 이통사가 이용자에게 앱 개발사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도록 명시할 계획이다.

이재범 이용자제도과장은 "앱 개발자는 개별 민원인을 직접 접촉하고 싶다고 하는 데 이통사측에서 고객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안알려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유료 앱과 관련된 문제가 서서히 커질 수 있다는 데 사업자들의 의견을 모았고 앱 환불문제를 가이드라인에 넣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단말기 A/S 가이드라인에 앱 환불규정이 포함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특화된 기기이기 때문이다. 앱 마켓을 통신역무 중 중요한 부분으로 규정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이 공포되면 이통사는 고객에게 앱 마켓에 대해 환불규정을 설명하고 피해구제 요청시 빠른 조치를 취해야한다.

김현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