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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韓美 '무선데이터 요금제'


무선 데이터 요금제를 놓고 한국과 미국이 거꾸로 가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은 정액제 추세다. 월 일정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무선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이 불붙였고 KT와 LG유플러스도 따라가고 있다. 제공되는 음성과 문자 서비스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월 5만5천 원 이상을 내면 데이터는 무제한이다. 월 정액제가 안착한 초고속인터넷과 비슷한 방식이다.

무제한 무선데이터 요금제가 가입자 유치 경쟁의 포인트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경험이 상당히 앞서 있는 미국은 이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국은 이를테면 ‘계층적 종량제’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사용량에 따라 몇 가지 등급을 나누고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2위 이동전화 사업자인 AT&T가 처음 도입하기 시작했다.

AT&T는 지난 6월7일부터 30달러짜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없앴다. 대신 200MB 미만 사용자에게 월 15 달러를 받고, 2GB 미만 사용자에게 월 25달러를 받는다. 2GB 이상 사용자에게는 1GB 당 월 10달러씩 더 받는다.

이 요금제를 도입할 때 AT&T는 “사용자의 98%가 월 2GB 이하를 쓴다”며 “그보다 적게 쓰는 대다수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도 최근 6만 명의 이용요금 고지서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자의 상위 6%가 밴드위스의 49%를 점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머지 94%가 통신망의 절반만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닐슨은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종량제가 실질적으로 더 공정하다며 종량제의 타당성을 지지했다.

이는 물론 이동통신망을 이용할 때의 이야기다.

와이파이망에서는 지금도 데이터의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AT&T에 이어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도 이에 동참할 방침이다. 버라이즌은 현재 한 달 29.99 달러에 무선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 상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반 자이덴버그 버라이즌 CEO는 최근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 도입 방침을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자이덴버그는 “4개월에서 6개월 안에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이덴버그는 “AT&T와 조금 다를 것”이라고 밝혀 사용 한도 제한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은 이 요금제를 4세대 서비스부터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3위 사업자인 스프린트의 경우 아직 요금제 변경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이처럼 1~2위 사업자가 잇따라 종량제를 도입하는 것은 정액제의 경우 데이터 사용량의 폭증에도 불구하고 매출로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포화되면 매출이 정체되는 비즈니스 구조가 될 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신사업자는 그러면서도 과부하된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를 강요받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비즈니스가 현재 처한 상황이다.

대신 미국의 경우 무선 데이터 이용의 활성화를 위해 ‘슈퍼 와이파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슈퍼 와이파이는 현재 쓰지 않고 유보해둔 방송용 저주파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파의 도달 거리가 길고 건물 등 장애물을 우회하는 능력이 탁월해 적은 비용으로 광범위한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현재의 와이파이 핫스팟을 폭넓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에 유리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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