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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성]모바일 '정보화역기능'이 오고 있다


정보통신에 그리 무지한 친구가 아닌데, 최신 스마트폰에 대해선 약하구나 싶어, A는 한껏 실력을 발휘해 앱스토어 계정 등록 등 이것저것 가르쳐줬다.

그런데 B 교수는 다소 의외의 얘기를 했다. 아이폰을 구입한 후 간단한 설명이라도 들으려 했는데, 강원도의 대리점 직원들은 B교수보다 아이폰에 대해 더 몰랐다고 한다. KT 직원은 터치 몇번 하다가 영어 설명이 마구 뜨는 부분에선 쩔쩔 매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A의 말을 들으며 불과 몇년전 초고속인터넷이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나가며 대두됐던 '정보화 역기능'이 떠올랐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이동통신 가입자의 10%가량인 500만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현재, '모바일 정보화 역기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B교수가 경험한 일은 지방에서 겪는 '정보화 격차'나 '정보 소외'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광고가 범람하는데다 유명인들이 일상적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습이 TV에 등장하면서 지방의 이용자들도 스마트폰을 쓰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전문적인 스마트폰 지식을 갖춘 판매 직원이나 기술자가 많은 반면, 지방에서는 그 수가 극히 적다.

토종 스마트폰으로 우뚝 선 삼성전자의 갤럭시S만 하더라도 이용법 등을 알려주는 '갤럭시S 아카데미'를 서울 강남 본사정도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할 뿐, 지방은 대전-대구-부산-광주 등의 대도시 대형 대리점에서 일회성으로 개최한 게 전부다.

지난 16일 100만 가입자를 돌파한 KT 아이폰 가입자만 보더라도 서울 수도권 거주자가 70%에 달했다. 지방 거주 가입자는 30%에 불과했다.(이마저도 지방 가입자가 꽤나 늘어난 수치라고 KT측은 밝혔다.)

연령대 역시 20~30대 가입자만 76%에 달했다. 40대 가입자가 15% 가량. 나머지 연령대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스마트폰 보유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보 습득에 훨씬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정보 검색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대별, 거주형태별로 가입자가 크게 다르다면 과거 초고속인터넷 및 PC 이용 형태에 따라 발생했던 계층별 정보 격차 현상이 다시한번 발생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PC와 별다를 바 없는 성능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은 해킹이나 음란물 같은 인터넷의 역기능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낯뜨거운 성인 콘텐츠가 앱스토어에 버젓이 등록돼 있는가 하면, 해외에서는 앱을 통해 이용자 스마트폰에 악성 코드를 심는 보안사고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생각보다 스마트폰이 더 빠르게 확산되고 무선 인터넷 인프라가 시시각각 갖춰지고 있다는 성과에만 만족해선 안된다.

모바일 정보화 역기능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책이 정부와 통신사업자, 제조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초고속인터넷 시절 경험했던 선행학습의 효과를 기억해야 할 때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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