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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가계통신비 비중 사상최대'…진실은?


가계 소비에서 통신비 비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통신 요금이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6일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통신 서비스 지출은 14만2천542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월 평균 소비지출(193만8천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5% 수준입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2006년 6.84%였던 것이 2007년 7.08%, 2008년 7.23%, 2009년 7.24%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7.35%로 증가한 것입니다.

초당과금·무선데이터 요금인하 같은 노력이 있었지만, 가계의 통신비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명목 지출은 오히려 감소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요? 정책 당국과 통신사들의 요금 인하 노력이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일까요?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붐을 타고 절대적인 이용량이 늘었기 때문일 겁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아이폰이 84만대, 갤럭시S가 60만대나 팔리는 등 스마트폰 가입자가 3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작년 말 스마트폰 가입자가 80만 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지요.

잘 아는 것처럼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통화만 하는 게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도 하고 메일도 보며 음악도 듣지요. 그러다 보면 상대적으로 요금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더 많이 쓰게 됐더라도 각 가구당 통신비가 늘어난 건 아닌 지 걱정이 됩니다.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면, 요금 인하 효과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가정에서 지불하는 통신 서비스비(명목 지출) 비중은 매년 줄고 있었습니다.

방통위의 가계통신비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가구의 통신서비스 지출은 13만8천원으로, 월평균 소비지출(221만1천원)의 6.2%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2분기 기준으로 2007년 6.7%, 2008년 6.5%, 2009년 6.3%, 올해 6.2% 등으로 매년 감소해 왔습니다.

언뜻 봐도 통계청 자료와 방통위 자료가 상당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통계청은 물가상승율을 감안한 실질가격 기준의 통계(실질 지출)를 냈고, 방통위는 소비자가 실제로 낸 통신서비스비(명목 지출)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실질 지출은 물가상승 효과를 감안한 지출입니다. 통신처럼 가격이 매년 인하되는 품목은 오히려 값이 더 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신서비스의 물가지수를 살펴보면 2005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7년은 98.8, 2009년은 97.6, 2010년은 96.6으로 떨어지지요.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하락하는 몇 안되는 품목입니다.

◆"어쨌든 체감 부담은 늘어난 셈"

2005년에 '1'이었던 물가가 2010년에 '0.9'로 10% 가격이 인하됐는데 2005년에 10만원을 냈고 2010년에도 10만원의 가계통신비를 냈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 명목지출(방통위 기준)은 변화가 없지만, 실질지출(통계청 기준)은 11만1천111원으로 오히려 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실질 지출과 가계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실질 지출 비중이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통신비가 비싸졌다고 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오히려 명목 지출(13만8천원)에 비해 실질 지출(14만2천542원)이 높다는 것은 통신비 자체는 인하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그러나, 통계청 자료의 시사점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어찌됐든 사회 전반의 물가상승 추세 속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계통신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경쟁을 활성화해서 요금이 시장에서 인하되도록 하고 특히 저소득층이나 노인층을 위한 선불카드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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