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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위치정보 DB 구축이 특허침해?


정부 야심 작업에 스카이훅 특허침해 우려 제기

정부 차원의 와이파이(무선랜) 위치 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이 특허 침해 공방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와이파이 대중화 시대에 맞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와이파이 위치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미국 업체인 스카이훅와이어리스(Skyhook Wireless)의 위치추적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를 중심으로 추진중인 '전국 와이파이 공유기(AP) 위치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

이 작업은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KT, SK텔레콤, LG U+ 등 이동통신3사와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업체,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업체와 공동 추진하는 것으로 전국적인 와이파이 위치정보 DB를 공동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하지만 최근 이 작업이 특허 침해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새로운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별도의 전산센터에 구축된 DB를 활용해 와이파이 위치값을 국내 기업에 비즈니스용으로 서비스하는 모델에 집중하는 대신 이동통신 3사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와이파이 도심 중복 구축이나 지역 차별 해소용으로 사용하는 게 현실적이란 얘기다.

◆미국 대사관 공문보내…스카이훅와이어리스 특허 저촉될 수도

KAIT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작업은 이통사별로 제각각 구축중인 와이파이 설치 지역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구축해서 포털 등 인터넷 기업이나 소방방재청 같은 국가기관에 저렴하거나 무료로 제공해 위치기반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재난관리 인프라용으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판매되는 '바다' 탑재폰인 웨이브(S8500)에 스카이훅와이어리스의 위치추적기술을 탑재하는 등 기술 탑재가 한창이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망 인프라의 하나로 부각된 와이파이 위치정보 DB를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와이파이 위치정보 DB를 구축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대사관이 우리 정부에 "DB 구축에 미국 기업도 참여하게 해 달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내는 등 민감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이통3사가 독자적으로 와이파이 위치정보 DB를 구축하면서 스카이훅와이어리스의 특허를 피해가는 방법을 연구한 것으로 알다"면서도 "하지만 업계 공동의 사업으로 DB를 구축해서 외부로 서비스할 경우 특허침해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사관의 주장은 우리가 DB를 독자적으로 만들 게 아니라, 스카이훅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서비스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KAIT 관계자는 "스카이훅 특허를 피해 구축하기 위해 고문 변리사 등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등 이동통신3사는 이미 구축한 와이파이 DB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을 검토중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4억여 원을 DB구축에 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파이 위치정보 DB, 부정확해 비즈니스용으론 한계

KAIT가 추진 중인 '전국적인 와이파이 위치정보 DB 구축' 사업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이 DB만 활용해 애플 아이폰이 제공하는 '전자지도 내 위치 표시기능(Maps+Compass)'같은 것을 서비스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자지도 내 위치표시 기능' 서비스처럼 정확하려면, 와이파이 정보와 위성항법장치(GPS), 이통사 기지국 정보 등이 결합돼야 하는데 위치정보 위치값만 알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위치기반서비스를 준비중인 인터넷 기업들은 비즈니스 용도로 위치정보DB를 활용하는 데 부정적이다.

KAIT 관계자는 "와이파이 위치정보만 DB로 구축되기 때문에 위치 값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정보가 국내에 모아지면 중소 인터넷 기업들도 거의 무료로 와이파이 위치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파이 중복이나 지역부실 구축 문제해결에는 유용할 듯

그러나 KAIT에서 추진중인 위치정보DB 구축도 모델을 조금 완화하면 유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들어 와이파이가 미운오리새끼에서 대용량 무선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을 해소해 주는 백조로 바뀌면서, 정부는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올 연말까지 와이파이 이용지역을 5만3천개소로 확대해 세계 2위 수준까지 끌어 올리기로 했다.

KT가 이미 지난 6월 단일 사업자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2만 7천여 곳의 와이파이 존을 구축했으며, LG U+도 연내 1만1천 곳의 와이파이 AP를 구축하면서 최근 100메가 속도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SK텔레콤 역시 개방형 와이파이인 'T와이파이 존'을 연초 목표했던 1만 개소보다 50% 늘려 1만 5천 개소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역 등 도심 지역에 와이파이 구축이 집중되면서 일부 지역은 중복 내지는 과다 구축으로 인한 속도저하 현상이, 다른 지역은 와이파이 소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방통위 허성욱 네트워크기획보호과장은 "와이파이를 통신설비의 중요한 축으로 정책적으로 키우면서 와이파이 공동투자와 사후적인 정산 문제도 이슈화되고 있다"면서 "와이파이 위치정보 DB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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