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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힘, 애플 '콧대' 꺾을까


'신(神)' 스티브 잡스가 마침내 '왕(王)' 소비자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인가.

애플은 지난 6월 24일(이하 현지시간) 아이폰4를 내놓자마자 안테나 수신 결함 문제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속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않아 오히려 논란을 더 부추긴 측면이 크다.

이런 애플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12일 美 컨슈머리포트의 발표였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소비자연맹(CU. Consumers Union)이 발간하는 월간지로, 각종 제품을 평가함으로써 소비자 권익에 복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잡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문제를 실험한 결과 구매를 권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아이폰4가 다른 여러 기능에서는 경쟁 스마트폰에 앞서지만, 안테나 수신 결함은 하드웨어의 디자인 문제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영구적인 해결책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다시 구매 추천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컨슈머리포트 발표 후 파장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애플 주식이 크게 떨어졌다. 13일 미국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1% 이상 올랐지만 애플 주식은 장중 약 3%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이 문제를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JP 모건 애널리스트인 마크 모스코위츠는 "(이 상황이) 애플을 압박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이폰4 안테나 수신 결함 문제를 놓고 주고받던 공이 컨슈머리포트 발표로 다시 애플로 넘어간 셈이고, 애플의 추가 조치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공을 받아든 애플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크게 2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문제된 제품의 리콜이 그 하나고, 안테나 결함에 대한 추가적인 보완 조치를 취하는 게 또다른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전자의 가능성보다는 후자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우선 안테나 문제가 아이폰4 판매에 위험 요소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이폰4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문제가 모든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주로 전파 신호가 약한 지역에 있는 사람들한테만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클레이 애널리스트 벤 리츠는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아이폰4를 반환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카우프만 브라더스의 애널리스트들도 "공급 체인에도 어떤 변화가 없으며 컨슈모리포트의 발표가 아직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은 실질적인 리콜이 실시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시티은행 애널리스트인 리차드 가드너는 리콜에 대한 우려로 이날 애플 주가가 내려가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고 아무 위험도 없는 (안테나) 문제로 리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할 '또 다른 수정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있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안테나 보호 케이스인, 이른바 '범퍼'를 할인해주거나 아니면 공짜로 주는 게 그 해법이라고 이들은 보고 있다.

이들은 특히 범퍼를 할인하거나 공짜로 준다고 해서 애플의 매출과 순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아이폰4 안테나 수신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그 원인에 대해 논란이 벌어졌었다. 애플 측은 처음에 아무 문제도 아니고 이용자의 아이폰4 잡는 방법이 문제라는 입장이었다가, 나중에 수신감도를 표시하는 바의 표출에 SW적 오류가 있다며 곧 수정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같은 애플의 해명에 대해 일부 소비자와 연구단체들은 근본적인 문제는 SW 오류가 아니라 하드웨어 디자인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안테나 보호 케이스인 범퍼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기즈모도 같은 블로그 사이트는 이를 위한 청원운동까지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소비자연맹 산하 컨슈머리포트가 재차 실험에 들어갔고 기즈모도 등 일부 소비자의 손을 들어줘 공을 애플로 넘긴 것이다.

애플이 한 번 더 입장을 번복할 것인지, 그래서 주목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게는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신(神)의 오류를 인정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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