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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원 "통신 주도권, 단말기에 빼앗겼다"


가격 인상-소비자 고통으로 이어져…"플랫폼으로 되찾겠다"

"지금은 단말기가 통신 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까지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다 제공하고 있다. 주도권이 상당 부분 넘어간 것을 인정한다. 매우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현 통신시장에 대해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발언했다.

정 사장은 지난 12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스마트폰 트랜드를 의식한 듯 이같이 말했다.

◆단말기따라 통신사 교체하는 '주도권' 역전 나타나

현 상황에선 단말기의 브랜드, 사양이나 성능, 운영체계(OS),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 제공 환경 등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나뉜다. 통신서비스는 해당 단말기가 어떤 회사를 통해 유통되는지에 따라 부차적으로 이어지는 요소가 됐다.

실제 위치 정보 및 웹 검색, 도서-음악 콘텐츠의 자유로운 이용, 각종 게임에 금융거래까지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들은 그동안 통신사업자를 통해 제공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단말기에서 앱 하나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정만원 사장은 이같은 상황이 결국 소비자의 고통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명 혁신적인 일이긴 하지만, 소비자가 누리는 이같은 부가가치는 결국 단말기 가격의 인상을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아래 단말기 가격은 출고가격 100만원대에 육박할 만큼 치솟았고 이는 고스란이 소비자 부담으로 떠안겨졌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소비자는 본래 이용하던 통신요금에 비싼 단말기 가격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통신 업체가 서비스 주도권을 되찾아야 소비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정 사장은 강조했다. SK텔레콤을 비롯해 통신사업자들이 현재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라는 것이다.

수백, 수천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의 원가와 단말기 한 대에 이 모든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제조 원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통신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면 단말기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고 소비자들은 행복해지리라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플랫폼화 된 서비스가 해답

그렇다면 통신사업자가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란 무엇일까. 또 어떤 방식이어야만 현재 단말기에서 구현하는 서비스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일까.

정만원 사장은 이에 대한 해답을 '플랫폼'이라고 내놨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통신사업자들이 '주도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일부 통신사업자들은 그 원인이 OS에 있다고 보고 자신들이 직접 개발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OS가 아니다. 서비스가 원인이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플랫폼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정 사장은 설명했다.

일례로 SK텔레콤이 하나SK카드 등과 함께 제공하고 있는 '지능형 결제(스마트 페이먼트)' 서비스는 '플랫폼'화 된 통신서비스라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특정 단말기에 종속되지 않더라도 저렴한 요금으로 산업 융합형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렵게 단말기에 '세팅'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단말기에 어차피 장착해야 하는 유심(USIM, 범용가입자식별모듈)이나 외장형메모리에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담아, 간단하게 '꽂기만' 하면 되는 형태로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스마트심'이라는 제품으로 상용화 한 바 있다.

정만원 사장은 "어떤 앱, 어떤 서비스가 그 개인에게 필요한지 일일이 파악해 그가 원하는 최적의 서비스를 스마트심에 담아 제공할 수 있다. 단말기가 진화하면 궁극적으로 이런 개인화된 서비스가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조차 모듈화시켜 단말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 바로 '플랫폼'화 라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이같은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 페이먼트 같은 플랫폼 종류를 차례로 개발해나가고 있다.

정 사장은 "통신사업자가 시장 주도권을 단말기에 빼앗겼다는 것은 뼈아프지만, 이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소비자가 가격 인상과 통신비용 증가로 고통을 받는다면 정말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도 고품질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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