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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애플 바람 잘 날 없네


옛말 그른 게 없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애플이 그렇다. 요즘 들어 부쩍 애플을 괴롭히는 소식이 잦다. 단순한 시기의 목소리가 아닌 듯하다. 나름 근거가 있다. 어딘가 구멍이 뚫려 있는 듯하다.

이즈음 불거진 3가지 악재는 특히 심상치 않다.

◆아이튠즈, 해커 놀이터가 되다

최근 베트남의 한 개발자가 애플의 온라인 콘텐츠 장터인 아이튠스(iTunes)를 한 바탕 휘저어 놓았다. 약 400여 명의 아이튠스 사용자 계정을 해킹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앱 판매 순위를 조작하기까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사건을 두고 아이튠스가 ‘부도덕한 행위’를 유혹하고 있다는 ‘최신 증거’라는 표현을 썼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아이튠스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계정을 도용당했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애플은 이를 막기 위해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게 이 신문이 전한 사실이다.

아이튠스는 사실 해커가 서식할 최적지일 수 있다. 왜 아니겠는가. 스티브 잡스는 얼마 전에 아이튠스가 1억5천만 명의 신용카드번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이 해커에게 어디 있겠는가. 앱 스토어에는 22만5천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가득하다. 해커들이 노려볼 만한 곳간인 셈이다.

애플 근거지에서 해커의 준동은 어쩌면 ‘잡스神’에 대한 도전일 지도 모른다. 최고의 기술을 격파하고자 하는 게 해커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6월에 발생했던 AT&T 홈페이지 해킹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이패드 가입자 이메일 주소를 노렸다는 점에서다. 이를 해킹한 집단은 애플의 웹브라우저 사파리의 허점도 지적했다. 조금만 능숙한 해커라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고 경고까지 하였다.

앞으로도 이 비슷한 뉴스가 자주 발생할 공산이 커진 것이다.

◆아이폰4, 끝나지 않은 수신불량 논쟁

지난 6월7일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4를 발표하면서 “우리가 만든 제품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자부하여도 좋을 만큼 아이폰4 인기는 대단하다. 24일 출시 3일 만에 170만대가 팔려나갔다.

지금도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 미국 등 세계 5개국 외 다른 모든 나라에서는 목이 빠지게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라고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주문을 해놓고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게 아이폰 4라는 괴물이다.

그런데 너무 아름답게 만들려는 게 지나친 욕심이었던 것일까.

출시 첫날부터 ‘수신 불량’ 논란이 터졌다. 아이폰4의 왼쪽 밑 부분을 잡을 때 감도가 떨어지거나 통화가 단절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처음에 잡스와 애플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느 휴대폰이나 그렇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안테나 있는 쪽을 잡지 말고 다른 쪽을 잡으면 된다고 충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됐고, 마침내 애플은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수신 감도 표시에 에러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그동안 전파가 약한 곳에서도 수신 강도를 세게 표시했다고 한다. 그런 곳에서는 휴대폰 상에 수신감도가 좋은 것으로 나오지만 사실은 전파가 약하니까 언제든 통화가 단절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서 수신 감도를 제대로 표시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수신 불량 논란’의 핵심이 감도 표시에 있는 게 아니라 안테나 디자인에 있다는 주장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아이폰4는 테두리를 금속 재질로 둘렀고 안테나가 그 부분에 있다. 그런데 이런 독특한 디자인이 전파 수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다. 디자인 때문에 수신 기능을 일부 양보한 셈인데, 애플이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까닭에 소송이 잇따르고, 이를 보전할 액세서리(범퍼) 무료 제공 청원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도덕성까지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점차 커지는 독점 규제 목소리

가지 많은 나무 애플을 흔들기는 규제 당국도 마찬가지다.

애플 중심의 배타적 생태계가 강화될수록 독점에 의한 경쟁 제한이 있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따져보기 위해 비공식적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FCC는 특히 애플이 앱 개발자에게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지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때 어도비의 ‘플래시’를 쓰지 못하도록 한 점과 모바일 광고를 제작할 때 구글의 ‘애드몹’ 등 애플 이외의 솔루션을 못 쓰게 한 것 등이 관심 대상이다.

그러자 애플은 당초 방침과 달리 앱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에 구글의 ‘애드몹’을 이용해 제작한 광고를 아직까지는 허용하고 있다.

법무부는 또 1억5천 만 가입자을 가진 아이튠스가 음악 시장의 거인으로 성장함에 따라 독점 여부를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말기와 운용체계(OS), 그리고 앱 스토어를 삼각 축으로 하는 애플의 생태계가 더 강해질수록 앞으로 견제 목소리도 더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미국의 상황으로만 제한되지도 않을 가능성이 높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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