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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T, 방어는 무선인터넷으로


개인 시장 '패권' 흔들…무선인터넷-기업시장에 기대

이 회사는 지난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근소하게 성장(4.9%)했지만 영업이익은 14.8%가 떨어져 그동안의 평균치는 물론 증권가의 보수적인 실적 예상치에도 못미쳤다.

여기서 SK텔레콤의 고민이 시작된다. 2천500만 가입자라는, 어느 통신사도 갖지 못한 강력한 기반을 갖췄지만 '음성통화 시장 쇠퇴'라는 이동통신 시장의 거대한 흐름 앞에 무력해 지고 있는 것이다.

음성통화 시장이 줄어드는 것은 아이폰 열풍 이후로 국내에서 스마트폰 및 무선인터넷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서도 징후를 읽을 수 있다.

휴대폰이 음성통화를 위한 단말기라는 공식이 깨지고 '손 안의 세상'을 경험하게 해줄 '지능형 단말기'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음성통화' 위주인 2천500만 가입자 기반의 SK텔레콤으로서는 현재 쥐고 있는 패권이 언제까지 유지될 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음성에서 데이터로 패러다임 이동

SK텔레콤이 보유한 가입자 점유율과 매출액 규모는 경쟁사와 견줄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이 회사 누적 가입자는 3월말 기준으로 지난 연말에 비해 55만여명(6.3%)이나 늘었다.

영업 실적이 '누더기'가 된 것은 이같은 신규가입자 유치 및 기존 가입자 수성을 위한 마케팅 비용에 매출액의 3분의 1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효과로 가입자가 되레 늘었으니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1보 전진'을 위해 계속 이처럼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해야만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동안 SK텔레콤에서 이탈한 고객은 경쟁사인 KT의 아이폰으로 옮겨간 경우가 가장 많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 가입자의 50.2%가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T옴니아 고객의 가입자평균매출(ARPU)이 5만7천원으로 일반폰(2만3천원)에 비해 대폭 높다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아이폰의 ARPU는 T옴니아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이동전화 시장에서 '데이터' 부문의 규모는 아직 작다. 하지만 '돈 쓰는 고객'이 대거 이동하고 있어 SK텔레콤의 고민은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아직 이동하지 않은' 고객들을 붙들려면 1분기에 신규 가입자들에게 실어준 막대한 보조금에 상응하는 '혜택'을 기존 고객에게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의 갈 길은 멀다고 할 수 있다

◆"아이폰 효과, 끝…데이터 시장서도 1위할 것"

이에 따라 SK텔레콤도 신속하게 이통시장의 새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업계가 '다소 무리'라고 판단한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를 총알받이로 내세운 후, 이달 말부터 제대로 준비한 스마트폰 10종을 대거 출시해 새 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폰의 가입자는 60여만명 수준.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2분기 안에 스마트폰 단말기 라인업만 20여종까지 확대, 아이폰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아이폰 역시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중 하나'라는 말로 출시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 점을 회복하기 위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오브제' 등을 비롯, 다양한 고급 애플리케이션을 SK텔레콤 모바일 오픈마켓인 'T스토어'에 꾸준이 올리면서 이용 환경 개선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SK텔레콤이 4월말 현재 스마트폰 가입자만 80여만명을 확보한 것은 의미가 있다.

◆"통신 벗고 융합 ICT 시장 재패할 것"

이통3사의 트렌드이기는 하지만, SK텔레콤의 기업 시장 전략도 눈에 띈다.전사적인 역량을 기업시장에 상당수 집중키로 한 것이다.

SK텔레콤이 1분기동안 '산업생산성향상(IPE)' 전략으로 기업 시장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1천650억원이다.

전체 매출인 3조180억원에 비하면 3% 남짓의 미미한 실적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는 국내의 정체된 IT서비스 시장을 고려하면 상당한 결과로 평가된다.

소위 빅3라 불리는 국내 3대 IT서비스 업체 삼성SDS 및 LGCNS, SKC&C의 분기 매출이 6천억원에서 3천억원 사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후발사업자인 SK텔레콤이 1분기에 1천6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업계 톱10에 들만한 파괴력인 셈이다.

철옹성 같던 1위 통신사업자로서의 위상이 최근 급격한 패러다임 이동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의 IPE 전략으로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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