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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업계 "KT-아이폰, '나당연합군'인가"


"국내 제조 업체 역차별"…KT에 반격 나서

KT와 국내 휴대폰 업계의 갈등이 좀체 풀리지 않을 조짐이다.

KT가 애플 아이폰을 단독으로 들여오면서 깊어진 감정의 골이 최근 이석채 회장의 '홍길동' 발언으로 더욱 심화되는 형국이다.

지난 22일 KT 이석채 회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쇼옴니아를 '홍길동'에 빗대 옴니아2와 달리 '서자'취급을 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휴대폰 업계는 "정작 KT가 국산 휴대폰을 서자 취급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 무역협회 조찬강연회에서 "KT의 쇼옴니아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하는 홍길동"이라며 삼성전자가 SK텔레콤의 옴니아2만 지원, KT 쇼옴니아를 적극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 "비즈니스 세계에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며 애플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이를 국내업체가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스마트폰인 옴니아2가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SK텔레콤을 통해 50만대 이상 판매되는 동안 KT의 쇼옴니아는 4~5만대 판매에 그친 게 삼성전자의 차별적인 지원때문이라고 공식 문제삼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석채 회장의 발언에 대해 휴대폰 업계가 "오히려 서자 취급을 받는 것은 우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KT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보조금은 물론, 광고, 사후관리(AS)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국내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차별하고 있다"며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것은 국산 스마트폰"이라고 맞받아쳤다.

KT가 애플에 대해서는 보조금의 일종인 장려금을 받지 않으면서 국내업체에는 장려금을 받는 등 외산업체와 국내업체를 차별 하고 있다는 얘기다.

◆"KT-아이폰은 나당(羅唐) 연합군인가"

KT의 애플 아이폰3G의 경우 현재 요금제 9만5천원(i프리미엄)에 가입하면 공짜다. KT가 지원하는 보조금 때문이다.

KT 쇼옴니아나, SK텔레콤의 옴니아2도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 지원으로 같은 조건이면 공짜다. 그러나 이 경우 보조금의 상당수는 휴대폰 업체가 지원하는 장려금으로 애플측은 아이폰 판매로 인해 추가 부담이 없지만 국내 업체는 장려금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KT는 애플 아이폰의 광고나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에서 최우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오히려 국산 스마트폰이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게 휴대폰 업계의 얘기다.

외국업체와 국내업체 차별은 결국 '불공정 거래'의 소지가 있는데도 휴대폰 유통이 통신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구조상 상대적 약자인 자신들이 대놓고 문제를 제기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

KT가 자충수를 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 KT가 아이폰을 들여온 것은 무선기반의 경쟁력으로 시장 1위를 유지해온 SK텔레콤에 대응, 와이파이 등 자사 입지가 확고한 기반을 활용해 게임의 룰을 바꾸려 한 시도"라며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세력을 끌어들인 것은 '나당연합' 아니냐"며 오히려 KT에 화살을 돌렸다.

KT와 아이폰의 연대를 신라(KT)가 당나라(애플)를 끌어들여 고구려(SK텔레콤)를 치고, 삼국을 통일하려 했다는 것에 빗댄 얘기다. 외부세력과의 연합이 후일 걸림돌이 됐다는 점에서 최근 KT가 처한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뜻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지원한 휴대폰 장려금이, 아이폰 장려금으로 쓰일 지 모른다는 불안감 마저 있다"며 "감정의 문제가 아니고 신뢰의 문제로, 먼저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같은 휴대폰 업계의 주장은 '아이폰 쇼크'가 사실 KT와 SK텔레콤이라는 유선과 무선기반의 두 강자의 대립속에서 스마트폰 활성화와 아이폰 도입이 늦어진 일면이 있는데도 이를 모두 국내 제조업체의 대응부족으로 비난받아온 것에 대한 서운함도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KT측은 "(이회장의 발언은)특정회사의 특정제품에 대한 문제를 거론 한 것인데, 이를 아이폰과 국산폰 등 전체로 확대해 국내업체를 차별해 왔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가 옴니아2에 비해 쇼옴니아에 보조금을 적게 주고, 앞으로 우리에게 새 휴대폰을 줄 계획이 없다는 점은 사실 아니냐"며 "과거에도 제조업체 장려금은 전략모델별로 상이했는데 이를 문제삼지 않던 업체들이 지금와서 애플(장려금) 문제를 제기하는 것 역시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KT는 또 아이폰과 국산 스마트폰에도 동일한 규모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대리점에서 아이폰과 국산 스마트폰은 동일한 요금제(월 9만5천원)에 2년 약정일 경우 거의 공짜로 팔리고 있다. 같은 보조금을 준다면 애플 측 장려금이 없는 아이폰과 제조업체 장려금이 있는 국산 스마트폰이 같은 조건으로 판매될 수 없는 구조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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