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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융합"…방통위 2주년 워크숍 이모저모


상임위원들, 방통위 역사적 의미 언급...규제 개선에 관심

"ICT 지수 하락은 우리 사회에 합리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송도균 위원)"

"모든 조직에는 장·단점이 있다. 융합서비스로 나가야 한다.(형태근 위원)"

"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최시중 위원장)"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2주년 기념 기자단 워크숍'에서 방송통신 위원들이 쏱아낸 말이다.

다른 말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쉽지 않은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1기 위원의 남은 임기(1년)동안 비합리적인 규제 개선과 융합서비스 활성화에 힘 쏱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방송통신위원회 해체, 정보통신부 부활론'으로 대표되는 조직 구조에 대한 공격과 이에따른 ICT 경쟁력 추락 논리, 문화부와의 콘텐츠 업무 분장 갈등, 종합편성채널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온갖 의혹의 눈들...이런 문제들에 대한 위원들의 생각이다.

◆"믿어달라"...."종편선정, 신중하게"

최시중 위원장은 예정된 원고를 덮고 "언론인 한사람을 만나는 건 국민 백만명을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출입기자들에게) 10년 뒤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얼마전 여기자 포럼에서의 '현모양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언론계의 최대 관심인 종편 선정이 지방자치단체 선거 이후로 미뤄지면서, 정치적 고려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한 답인 셈이다.

형태근 위원도 종편 선정이 정책이 아닌 정치 이슈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위원회여서 결정이 신중하게 이뤄지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ICT 발전 가로 막는 건 조직이 아니다"

송도균 위원은 "ICT 지수 하락의 이유로 방통위 출범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은 데 사실 지수 하락은 예전과 달라진 평가 기준때문"이라면서 "옛날에는 최강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하드웨어 기술만으로 평가됐지만, 지금은 행정규제, 조세 등 사회적인 합리성이 중요해 지고 있다"고 밝혔다.

송 위원은 "IT가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 되려 IT 발전에 우리가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보다 동양에서 합리성이 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세계 133개국의 정보통신기술 이용 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2010년 네트워크 준비지수(NRI:Network Readiness Index)'에서 우리나라는 15위를 차지해 전년보다 4계단 떨어졌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정보통신기술 자체의 수준과 활용도·이용능력 면에서는 최고 수준이었지만, 입법과 관련 규제, 교육체계, 언론자유 등 외부 요소의 평가 점수는 낮았다.

형태근 위원도 "결혼 30년, 공무원 생활 30년인데, 모든 조직이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서 "방통위는 2002년 이후 5년여 동안 방송과 통신이 나눠져 싸워온 탓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냈다"고 말했다.

형 위원은 "14년은 체신부, 13년은 정통부, 2년은 방통위 공무원으로 일했는데 어찌보면 IT 진흥을 가장 잘 한 때가 바로 TDX교환기와 CDMA를 개발했던, 1년에 사무관 한 명을 해외 유학보내던 체신부 시절"이라면서 "조직체계는 항상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통위 조직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다음 번 정부조직개편에서 방송통신위 조직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방통융합을 넘어 융합서비스로"

형태근 위원은 중장기적인 소프트웨어 육성과 함께 중요한 것은 융합서비스 활성화라고 강조하면서, 정부가 직접 돈을 쏱아 붓기보다는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2의 ICT 도약을 위해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긴 하지만 창의적인 교육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당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교육, 의료 등과 연계한 융합서비스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 의원은 '점빼기'를 세계 최고로 잘 하는 국내 성형외과 의사가 원격으로 세계인들을 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타 산업과의 융합서비스를 강조했다.

논란이 큰 문화부와의 콘텐츠 업무분장(진흥정책)에 대해서는 "안철수 박사가 이야기 했듯 좀비 경제를 막으려면 정부가 돈을 얼마 직접 지원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방송산업적 측면에서 제도 개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펀드보다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는 워크숍에 강사로 초청돼 '스마트폰 시대 기업가 정신 부활'을 주제로 강연했다.

안 교수는 스마트폰 도입으로 시장의 경쟁 구도가 수평적 생태계 조성으로 바뀌었다고 하면서 한 가지 에피소드를 예로 들었다.

10년 전 높은 분과의 식사를 언급하면서, '정부는 산 중턱에 좋은 터가 있으면 거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갈 수 있도록 도로를 닦고, 터를 국가 비용으로 평평하게 고르고, 경찰력을 동원해 치안을 유지해야지 가게를 만드는 돈을 정부가 직접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소개했다.

정부 돈으로 가게가 만들어져도 사람들이 오지 않을 것이고, 평지 비용을 가게 주인이 부담하니 원가가 높아질 것이며, 경찰력이 없으니 조폭이 들끓어 모두 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안철수 박사는 같은 맥락에서 "정부 주도의 스마트폰 펀드보다는 스마트폰 생태계 조성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건강 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고 이병기 위원 후임은 아직 선임되지 않아,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2주년 기자단 워크숍에는 5명의 위원 중 3명만 참석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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