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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질'에 빠진 회사원, 회장님께 칭찬받다


'올레KT' 운영자 조주환씨 "좋아서 하는 일이라 더 행복"

오전 6시, 침대 머리 맡의 자명종이 시끄럽게 울려댄다. 손을 뻗어 더듬더듬 시계를 잠재우고 졸린 눈을 비비며 휴대폰을 집어든다.

아직 제대로 뜨지도 못한 눈으로 휴대폰 화면을 콕콕 터치해 트위터 어플을 실행시킨다.

밤새 올라온 트위터 글들이 주르륵 화면에 떠오르자 눈이 번쩍 뜨인다. 언제 졸렸냐는 듯 초롱초롱한 눈으로 새벽까지 올라온 트위터 글에 일일이 답변을 달고 새 글을 올린다.

KT에 근무하는 조주환 매니저의 아침은 요즘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트위터'란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무시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 '기업 트위터'라는 것을 시작하면서 10개월 가까이 '트윗 홀릭(중독)'에 빠져있다.

"신기하죠? 아무도 시키는 사람은 없는데 정말로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어젯밤에 무슨 글이 올라왔을까?' 하는 점이에요. 그러니 아침 6시부터 트위터를 확인하게 되죠."

아내와 티격태격하면서 후다닥 씻고 밥은 뜨는둥 마는둥 하면서도 그의 눈은 계속 휴대폰에 고정돼 있다. 잠실에서 그가 근무하는 KT 서초사옥까지 출퇴근길에 지하철을 애용하는 이유는 지하철 안에서 트위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만5천여명의 '팔로워'들이 그 새벽에도, 이 아침에도 KT 트위터에 다양한 소식을 끊임없이 쏟아낸다. 불만과 분노에 찬 목소리도 있고,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도 있으며, 가슴을 울리는 한 마디에 사색에 잠겼다가도 재밌고 유쾌한 사진 한 장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때로는 회사 차원에서 긴급하게 대응해야 하는 급박한 사안도 있고 어쩔 때는 우리로서도 깜짝 놀랄 정도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시는 팔로워도 있지요. 그러니 머릿속엔 언제나 트위터 생각만 할 수 밖에요."

그가 운영하는 올레KT는 KT라는 '기업'의 트위터지만 이미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거대한 '소통의 장'이다. 1만5천여명의 팔로워들이 매일 4천여건 이상의 글을 서로 주고 받으며 의견을 나눈다.

그는 작년까지 이 회사 홍보실 소속이었다. 홍보실 온라인 팀에서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활용한 회사 '홍보'를 열심히 기획하고 있었다.

올레KT라는 기업 트위터를 시작하게 된 것도 회사의 정책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홍보 방안을 다양화 하는 차원에서 실무자가 직접 기획해 자그마게 시작했다.

"트위터라는 게 너무 신기한 면이 있어요. 우리가 어떤 사안을 홍보하려고 아무리 글을 쏟아내봤자 별 영향력이 없기도 한 반면, 어떤 사안은 회사에서도 해당 사업부서밖에 몰랐던 정보를 알아내셔서 그 내용을 전체 회람을 통해 널리 홍보(?) 해 주시기도 해요."

게다가 KT 측에서 아무리 숨기고 싶어하는 고객의 불만 사안이라 하더라도 일파만파 퍼져나가, 회사에서 즉각 그 불만사안에 대응해 공식 사과하고 조치를 취하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얼토당토 않는 트집을 잡으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있다면 KT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 트위터리안들이 스스로 답변까지 달아가며 조목조목 반박을 하는 등 신기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조주환 매니저의 설명이다.

외국의 유명한 기업 트위터 운영자가 한 말을 그는 인용한다. "트위터를 통해 고객에게 '값싸게'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트위터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공짜'로 들을 수 있는 가치가 훨씬 무한하다."

이 내용을 조주환 매니저 역시 운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쓴소리든 단소리든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고 현장의 트랜드를 파악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가늠할 수 없는 높은 가치를 얻었다는 것이다.

"평사원인 제가 회장님을 직접 뵙고 그분께 '감사'를 받다니 저로서도 영광이죠. 사실 제가 한 것은 고객과 열심히 소통하고, 그들의 말에 귀기울여줬을 뿐인데요. 게다가 트위터 세상에서 이미 그들은 더 이상 저의 고객도, 일의 대상도 아닌, 그냥 트위터 친구에요. 그들과 즐겁게 대화한 것이 그들의 마음을 여는 데도 작용한 것 같아요."

실제로 기자와 인터뷰 하는 1시간여 동안에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휴대폰을 힐끔거렸다. 확실한 중독이 맞는 것 같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늦은 시간까지 트위터만 들여다보고 주말이나 새벽에도 트위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조주환 매니저.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그는 여느 직장인과는 다른 생기 넘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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