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황철주 "혼을 담아야 명품 벤처 길 열려"


"벤처도 국내 대기업 벗어나 해외서 승부해야"

"불필요한 형식은 깰 겁니다. 회원사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황철주 신임 벤처기업협회장(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회원사에 모범이 되는 기업이 되겠다"며 아이뉴스24를 통해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인사했다.

전임 회장의 급작스런 사임과 황 회장의 선출. 만장일치로 추대되긴 했지만 황 회장으로서는 협회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래서인지 "이달 말까지 협회 조직개편도 마무리할 것"이라는 그의 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황 회장의 사무실 벽면 한 쪽을 차지한 수천 개의 명함이 눈에 들어왔다. '황철주 창업스토리'의 산증인이 바로 이 명함들인 것이다. 그는 명함을 받아 들면 일일이 미팅 날짜와 장소를 메모해둔다. 지난 95년 자신이 창업한 주성엔지니어링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장비회사로 거듭난 데는 그의 꼼꼼한 메모습관이 큰 도움이 된 듯하다.

기업인 황철주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한 인물이다. 국내 최고 회사와의 전폭적인 지지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가 하면, 일방적 거래중단으로 나락까지 떨어진 화제의 주인공 아니던가.

벤처는 거품으로 취급되고 중기는 청년실업자마저 외면하는 지금의 현실. 과연 벤처 중기에 희망은 있는 것일까. '벤처 중기가 되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특별 연중기획을 마련한 아이뉴스24가 가장 먼저 황 회장에 달려 온 까닭도 가슴 속 얘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거품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거품으로 내몰렸던 그 많은 벤처로 인해 대한민국 휴대폰이 세계 최강의 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 그런 긍정적인 것까지 부정해버리는 것은 또 하나의 실수라는 얘기로 들린다. 황 회장은 벤처 중기의 본질적 역할과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소니가 세계 최고 가전회사가 된 것이 워크맨 때문입니다. 워크맨을 즐기던 미국, 유럽 사람들이 소니의 TV와 냉장고를 자연스럽게 구입하게 됐잖아요. 20세기 소니는 그렇게 컸습니다. 21세기들어 우리가 MP3플레이어를 개발했지요. 그 덕분에 삼성과 LG가 TV와 가전제품을 석권할 수 있도록 연결이 됐어요."

벤처정신이 만들어낸 MP3 플레이어가, 우리 기업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한 일등 공신이라는 그의 말은, 그러나 그리 마음이 편한 얘기가 아니다. 이미 MP3의 절대지존은 우리 기업이 아니라 애플이며, 애플은 MP3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황 회장은 벤처가 오그라든 지금을 '앵벌이 시대'라고 평했다. 창조적 의식이 설 땅이 없고, '싸게, 더 빨리'의 생산기술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벤처의 싹이 잘린 지금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목을 메고 산다. 그리고 그 모습은 계속 반복된다. 그게 앵벌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게 황 회장의 생각.

"왜 우리에겐 스티브 잡스가 나오지 않을까요? 스티브 잡스는 직접 개발하고, 마케팅하고 소비자와 만나 제품을 내놓습니다. 자신의 혼을 제품에 심습니다. 그래야 명품이 나오는 겁니다. 우리 대기업의 현주소는 어떤가요? 회장이 직접 기획단계부터 생산, 마케팅, 고객미팅에 참여하지 않는 형태인 대기업구조에선 명품이 나오지 못하는 게 당연할지 몰라요. 기업가의 철학이 창조적 명품이 아니고 돈 버는데 있는 한…"

그래서 더욱 황 회장은 벤처, 중소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식은 금방 복제가 돼 떠돈다. 가난했던 한국이 그랬고, 이젠 중국이 그런다. 일주일이면 벤츠의 짝퉁 모델이 굴러다닌다.

황 회장은 "실력을 갖춘 일꾼, 그런 인프라는 단번에 베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최고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은 바로 도전정신을 가진 벤처, 중기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그들이 국내 대기업 하청에 안주할 게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벤처 중기 육성이라는 정책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창업을 꿈꾸는 이들, 도전에 실패한 벤처 중기 기업인에 대한 다각도의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6일 아이뉴스24가 마련한 특별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연대보증제 개선 등 지원방안 아이디어를 쏟아낸 바 있다.

황 회장 역시 이 자리에서 벤처기업협회를 중심으로 기술, 마케팅, 영업, 관리 등 창업에 필요한 다방면의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새 선장을 맞은 벤처기업협회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을 지에도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황철주 "혼을 담아야 명품 벤처 길 열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