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앞과뒤] "기자도 아리송해"…'어플VS애플'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으며 정보기술(IT) 전문기자들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스마트폰의 킬러 콘텐츠인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표기 문제 때문입니다.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 설치해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입니다. 휴대폰에서 카메라 촬영 기능만 지원하고 즉석 편집기능을 원하지 않는 경우, 일반 휴대폰은 이 사진을 PC에 내려받아 편집을 해야 했습니다. 반면 스마트폰은 편집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휴대폰 안에서 촬영부터 편집까지 마무리지을 수 있습니다.

마음대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가져다 넣을 수 있어,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 불립니다.

그런데 이 애플리케이션은 흔히 어플리케이션이라고도 쓰입니다. 새로 개정된 우리말 발음 규정을 살펴보면 애플리케이션이 맞습니다만,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다 보니 오히려 애플리케이션보다 익숙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자들도 자주 애플리케이션을 어플리케이션으로 혼동해 씁니다. 각 언론사마다 애플리케이션과 어플리케이션을 혼용해 쓰고 있기도 합니다. A언론사에선 어플리케이션, B 언론사에선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한 기사에 어플리케이션과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사용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 전 LG전자가 출시한 휴대폰 '맥스'는 풀터치폰임에도 불구하고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 서비스의 이름이 '오즈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입니다.

결국 공식 명칭을 바꿀 수 없어 결국 "'오즈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 쓸 수 있다"는 괴상한 문장을 쓰고야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뿐 아닙니다. 애플리케이션의 축약어로는 응당 '애플'을 써야겠지만, 모 스마트폰 제조사를 떠올리게 한느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축약어로 '어플'을 쓰고 있습니다.

어플이 아닌 애플로 표기하는 경우 벌어질 상황은 따로 말 안해도 아시겠죠. 제가 팔로하고 있는 한 트위터 사용자가 제보해 준 모 언론사의 기사 제목이 있어 소개드립니다. '문자 60초 안에 삭제하는 애플 출시'. '애플'의 중의적 의미(?)를 아는 네티즌이라면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제목입니다.

또 '앱스토어'의 '앱(app)'까지 합하면 애플리케이션의 축약어는 '애플', '어플', '앱' 세 개나 존재하는 셈입니다. 기자들도 이럴진대, 기사를 보는 일반 독자들은 더욱 혼란스럽겠지요.

용어가 통일되지 않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각 기사마다 독자들이 혼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애플리케이션'의 의미를 정의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기사 마지막 줄에 꼭 애플리케이션의 정의를 삽입하는 '작은 노력'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란,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정한 기능을 가진 응용 프로그램이다'. 참 쉽죠?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앞과뒤] "기자도 아리송해"…'어플VS애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