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애플 vs 구글 '모바일 컴퓨팅' 대격돌


친구서 라이벌로 전환…21세기 최강자는 누구?

"미디어 기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회사. 그리고 그 흐름에 편승하는 회사다."

켄 올레타는 지난 해 출간한 'Googled'에서 미디어 기업을 크게 두 종류로 분류했다. 물론 그는 구글을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내는 회사로 분류했다. 실제로 구글은 검색을 비롯한 각종 혁신을 통해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바꿔놨다.

이런 기준이라면 결코 구글에 뒤지지 않는 회사가 또 있다. '실리콘 밸리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이다. 매킨토시를 비롯해 아이팟, 아이폰 등 애플이 내놓는 제품들은 혁신성 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애플 대 구글'이란 기사를 통해 애플과 구글간의 정면 대결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이 잡지는 또 두 기업 간의 승부가 모바일 컴퓨팅의 미래 모습을 만들어낼 것이란 분석도 함께 곁들였다.

◆서로 닮아가는 애플과 구글

구글과 애플은 지난 10여 년간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두 회사를 이끄는 스티브 잡스와 에릭 슈미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면서 유대감을 키웠던 사이다.

스티브 잡스가 MS의 빌 게이츠와 사사건건 대립했던 것은 잘 알려진 얘기. 하지만 에릭 슈미트 역시 구글에 합류하기 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노벨 등에서 MS를 상대로 진을 뺀 경험이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애플과 구글의 관계가 정서적 동지에서 전략적 동지로 진화해 왔다고 진단했다. 애플은 2006년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에릭 슈미트를 멤버로 영입했다.

그러자 슈미트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회사 중 하나"라면서 애플의 호의에 화답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구글과 애플은 실리콘밸리에서 대표적인 동지들이었다.

안드로이드는 서막에 불과했다. 구글이 올해 들어 넥서스원이란 자체 단말기를 내놓으면서 이젠 하드웨어 부문에까지 힘겨루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언론들 역시 '넥서스원'을 대표적인 아이폰 대항마로 치켜세우면서 두 회사간 긴장 관계를 부추겼다.

애플 역시 자기 자리만 지키고 있지는 않았다. 최근 모바일 광고 플랫폼 전문회사인 콰트로 와이어리스를 2억7천5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구글의 심기를 건드린 것. 구글 역시 비슷한 유형의 애드몹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위크는 구글과 애플이 서로 상대방과 비슷한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이 애플을 좇아 넥서스원 개발에 나선 반면, 그 동안 자체 개발 위주 전략을 구사했던 애플은 콰트로를 인수하면서 '구글식 확장전략'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모바일 생태계 놓고 열띤 신경전

서로 영역이 겹치면서 두 회사 간에는 이미 불꽃튀는 혈전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애플이 지난 해 여름 앱스토어에 구글 앱 등록을 승인하지 않은 것. 그러자 슈미트는 애플 이사직을 내놓으면서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구글과 애플의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것은 두 회사가 같은 곳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모바일 시장이다. 최근 모건 스탠리는 5년 내 무선 인터넷 사용자 수가 유선 인터넷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물론 지금까지는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는 미미하기 그지 없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600억달러에 달하는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억달러에 불과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익명의 취재원들을 인용해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광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아예 구글의 검색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야심인 것이다.

모바일 생태계면에선 역시 애플이 한 발 앞선다. 아이팟으로 디지털 음악 시장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던 애플은 아이폰과 앱스토어로 만만찮은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 12만5천개에 이르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은 애플의 든든한 후원군이다. 안드로이드폰 용의 7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물론 애플리케이션이 많다고 곧바로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들이 공짜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바일 광고 시장 역시 지금 당장 '황금알 낳는 거위'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성공한 애플이 모바일 광고 시장의 기본 구도까지 바꿔놓지 말란 법은 없다. 아예 구글이 설 자리 자체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색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이 모바일 검색 부문에서도 애플에 한 발 앞서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바일 검색이 이제 막 시작단계라는 걸 감안하면 구글도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구글 역시 애플의 신경을 건드리기는 마찬가지다. 구글이 2007년 '안드로이드 계획'을 내놓을 때만 해도 운영체제 개발에만 주력한다는 방침이었다. 단말기는 모토로라 같은 전문 제조업체 손에 맡겼다. 이는 MS의 운영체제 전략과 유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넥서스원을 들고 나오면서 이젠 단말기 시장에까지 발을 들여놨다. 아이폰으로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과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구글의 넥서스원 전략은 위험 요소를 동시에 안고 있다. 자칫하면 그 동안의 동맹군이었던 단말기 업체들을 적으로 돌릴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구글 입장에선 검색 시장의 잠재 경쟁자인 MS란 존재도 신경 쓰인다. 자칫하면 애플이 MS쪽으로 손을 내밀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이 조만간 아이폰에서 구글 검색을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애플이 구글 검색 엔진 대신 MS의 '빙'을 아이폰 검색 엔진으로 채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도 아니면 아예 자체 검색 엔진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경우 애플과 구글 간의 모바일 검색 전쟁은 한치 양보 없는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21세기 최후의 승자는 누구?

비즈니스위크는 애플과 구글이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고 평가했다. 시가 총액은 구글이 1천860억달러, 애플이 1천900억달러로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은 구글(226억달러)보다는 애플(365억달러)이 훨씬 많은 편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문화는 확연히 다르다. "사악해지지 말자"는 모토를 내건 구글은 엔지니어들이 지배하는 회사다. 당연히 의사 결정의 토대가 되는 것은 바로 '데이터'다.

반면 애플은 디자이너가 우대받는 회사. 여기에다 스티브 잡스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구글의 의사 결정은 데이터에 기반해서 이뤄지는 반면,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평가했다. 두 회사가 '혁신'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내부 메커니즘은 큰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마운틴뷰에 자리잡고 있는 구글과 쿠퍼티노에 둥지를 튼 애플 간의 거리는 20km도 채 안 된다. 거리만큼이나 가까운 사이였던 두 회사는 IT 시장에서 MS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하지만 '무선 혁명'의 문턱에 다다른 지금. 애플과 구글은 서로를 향해 칼을 뽑을 태세다. 지금 시점에서 이 전투의 승자를 점치는 것은 성급하다. 두 회사의 내공과 장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승리자'는 모바일 컴퓨팅 시대의 절대 강자로 군림할 것이란 점 말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애플 vs 구글 '모바일 컴퓨팅' 대격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