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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의 엔트로피]브라운관 벗어나는 방송사


UCC업체와 새로운 영역 확대에 나서

방송사들이 브라운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통 플랫폼과 미디어 환경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방송사들은 그동안 뉴미디어 시장에서 분업시스템을 극도로 싫어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고 서비스하는 것까지 직접하는 '토탈 시스템'을 고집했다.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츠 경쟁력이 유통과 서비스까지 먹혀들 것이란 판단을 한 셈이다.

그러나 '토탈 시스템'은 곳곳에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인터넷 자회사를 만들어 드라마 등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게 했지만 인기를 끌지 못했다. 최근엔 방송3사가 연합해 다운로드 서비스인 '콘팅'을 내놓았지만 역시 대박을 터트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방송사들이 동영상 UCC(이용자제작콘텐츠)업체와 손잡고 BM(비즈니스 모델)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전 같으면 UCC업체에 대해 "니들이 뭔데"라고 문전박대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UCC업체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얼마전 SBS와 판도라TV가 맺은 '3분 영상 무료 스트리밍'은 그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2010년 1월1일 이후 SBS 방송분에 대해 네티즌들은 3분 이내로 자유롭게 편집해 판도라TV에 올릴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UCC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까지만 하더라도 방송물에 대해 몇초 분량만으로 편집해 올리더라도 곧바로 전화오고...내용증명 보내고...고발한다고 으름장 놓곤 했었다"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3분 영상 무료 스트리밍'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UCC업체는 비디오 영역도 중요하지만 커뮤니티 기능도 중요한 기능중 하나이다. 스스로 올린 편집 동영상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성이 확대된다. '방송물을 통한 커뮤니티' 구축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이 있다.

SBS와 판도라TV가 내놓은 이번 서비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판도라TV와 SBS가 '3분 영상 무료 스트리밍'에 붙는 광고의 수익을 나눠갖게 된다. 새로운 광고수익 모델이 마련된 것이다. 방송 영상물은 많은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콘텐츠이고 이를 이용자가 자유롭게 편집해 올리게 되면 이용자는 몰려들기 마련이다.

그런 콘텐츠에 새로운 광고를 붙이는 것이 이번 서비스의 한 축이다. 네티즌들은 자신이 만든, 혹은 다른 네티즌이 편집한 방송 영상물을 보고 즐기고...광고주들은 이용자가 몰리는 곳에 광고를 할 수 있다.

인터넷을 넘어 세상은 지금 스마트폰속으로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 '1~4인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손안에 잡히는 액정에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마당에 방송사들이 '브라운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뿐이다.

라디오→TV→PC→인터넷→스마트폰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방송물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 중의 하나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라디오→TV→PC→인터넷→스마트폰으로 시대가 바뀌면서 유통과 즐기는 방법은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더 큰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시대의 '즐기는 방법'과 '이용자의 바람'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송사가 그동안 제작과 유통의 '토탈 시스템'에서 조금씩 변화해 가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은 그래서 신선하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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