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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최세훈의 끼'…다음을 변화시키다


영원한(?) 국내 포털 '2인자'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최근 공격적 행보를 보이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3월초 최세훈 사장이 취임하면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입니다.

최 사장은 라이코스코리아 CFO를 거쳐 다음에서 재무 전문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최 사장은 다음 사장으로 취임한 뒤 대외적으로 눈에 띄는 활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내적으로 조금씩 조금씩,그러나 큰 변화의 틀로 다음을 이끌어 왔죠.

재무 전문가 출신답게 비효율적 조직체계를 정비했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조직개편과 사람의 이동이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구조조정이죠.

최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방대한 조직을 통합하고 효율적 체계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몇 개의 본부가 사라졌습니다. 없어진 본부는 다른 본부로 통합돼 사내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임원들은 회사를 떠났습니다.

다음 회사의 한 관계자는 "최 사장이 취임하고 나서 주가는 두 배 이상 올랐다"며 그의 성과를 간접적으로 설명하더군요.

다음은 이재웅 창업자 사장에서부터 미디어 전문가 석종훈 사장을 거쳐 재무 전문가인 최세훈 대표로 이어져 왔습니다. '창업자' →'미디어' →'재무'로 이어져 오는 CEO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죠.

창업자인 이재웅 사장과 기자출신이었던 석종훈 사장은 다음의 지향점을 '미디어'로 본 측면이 강했습니다. 이재웅 창업자는 미디어다음을 만들고 블로그취재팀을 직접 꾸리는 등 미디어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었죠.

이재웅 사장 재임시절, 미디어다음을 이끈 사람이 석종훈이었습니다. 이어 사장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석종훈 사장도 미디어에 대한 꿈을 강하게 표출했습니다. 토론광장인 '아고라', 블로거들의 날생선 뉴스를 보여주는 '블로그뉴스' 등을 통해 참여 미디어의 첨병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그러나 참여 미디어의 길은 험난했습니다. 정부의 끊임없는 간섭과 통제 속에 다음이 그 중심에 놓이면서 온갖 논란의 중심에 설 수 밖에 없었고 국내 포털의 많은 문제점을 동시에 떠안는 이중 부담에 시달렸습니다. 언론매체가 아닌 다음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었죠.

석종훈 사장이 물러나고 최세훈 사장이 취임하면서 다음의 미디어 지향성은 변화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참여 미디어가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무게를 둔 방향성이라고 할까요.

'아고라'와 블로그뉴스를 탈바꿈한 '뷰(View)'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고 미디어 기능은 뒤로 처지고 다음 플랫폼에 대한 원론적 고민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7일 검색광고 파트너를 두고 구글과 계약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버추어코리아로 전격 교체해 버렸습니다.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입니다.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다음의 광고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기 바빴고 이를 반영하 듯 27일 다음의 주가는 뛰었습니다.

다음 회사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면서 자산가치는 커지고 기업의 체질이 튼튼해 지면서 내년도 사업계획도 큰 힘을 받지 않겠느냐"고 내다봤습니다. 연말부터 다음의 공격적 경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공격적 경영'이란 말은 어떤 기업이든 사용하는 '클리셰(Cliché, 판에 박힌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이 말하는 '공격적 경영'은 클리셰를 넘어서는 측면이 있는 듯 합니다.

다음은 국내 포털시장에서 영원한 '2인자'란 별칭을 받은 지 오래됐습니다. 네이버의 철옹성에 가로막혀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연말부터 공격적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다음이 밝히면서 내년도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모바일'이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다음은 모바일 분야에서 네이버보다 '먼저' 준비하고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 최 사장의 내면을 알 수 있는 상징적 일도 있었죠.

최 사장은 지난 추석때 선물로 전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격적 경영'과 '아이폰'의 연결고리가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다음 직원들은 '이게 웬 떡이냐'고 좋아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의 내년도 사업계획의 상징적 사건이지 않을까요?

국내 포털의 차세대 경쟁 교집합인 모바일 시장에서 다음이 네이버와 맞설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는 지점입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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