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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언론을 '캐스팅'하는 네이버


네이버가 지난 22일 단행한 뉴스캐스트 언론사 추가 선정의 결과를 두고 이해 관계자들의 득실과 물밑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47개 매체에서 73개 언론사로 확대했다.

뉴스캐스트 시행 전, 네이버의 발목을 잡았던 이슈는 ▲편집을 둘러싼 언론사와 갈등 ▲댓글 명예훼손 문제 등이었다. 뉴스캐스트 시행으로 이들 문제는 많이 해소됐지만 네이버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네이버의 '얼굴'이 획일화 되고 선정적 뉴스로 도배되고, 그것에 개입하기 힘들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부각된 것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다. 뉴스캐스트 편집권을 언론사에 넘겨줬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외 평가 조직이 필요했던 것이다. 한국언론재단이 추천한 7명의 언론학 교수(이들이 누구인지는 비밀이다)로 구성된 제휴평가위원회는 선정 보도를 한 언론사를 '퇴출'시키기도 했다. 이번에 추가로 선정된 언론사가 뉴스캐스트에 오르기에 적합한 곳인지 점수를 매겨 뽑은 곳도 바로 이 위원회다.

NHN 측은 "(언론사 수를)늘리겠다는 의지가 있어 늘리는 게 아니라 제휴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제휴평가위원회의 특정 기준 이상을 통과한 언론사라면 모두 받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휴평가위원회는 초기화면을 자정하는 매우 효율적인 장치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추가된 언론사는 IT 전문지, 축구 전문지, 영자지 등이다. 눈으로 보기에도 전보다 다양한 뉴스가 돌아가고 있다. 이번 조치로 뉴스의 획일, 선정화 부분이 상당 부분 해소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반면 기존 언론의 고민이 시작된다. 적어도 네이버 안에서는 발행부수 1위의 일간지나, 공중파 방송사나, 직원수 수십명의 온라인 전문 매체나(독자가 선택형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동일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참여 언론사 수를 더 늘리는 것, 정확히 말해 기준을 통과한 언론사의 참여를 막지 않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방침이기 때문에 언론의 영향력으로나 비즈니스 측면으로나 '제로섬 게임'이 가속화될 것이다.

그렇다고 언론은 네이버를 버릴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네이버의 플랫폼 영향력은 여전히 굳건하다. 검색을 비롯, 상거래, 블로그, 커뮤니티, 마이크로블로그에 심지어 음원 유통까지 망라한 네이버에는 이용자의 발길이 줄어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이용자는 네이버를 통해 언론사 사이트를 넘나들게 될 것이다.

지난 날 뉴스를 쌓으며 영향력을 행사했던 네이버는 이제 퍼뜨림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가 위와 같이 자구책을 궁리하는 동안 언론사들은 트래픽을 열심히 먹으며 선정 보도 같은 민망한 모습을 주로 보여주었다.

과거 언론은 네이버의 '포식성'을 비판했고 네이버는 뉴스 분야에 있어서 그것을 버렸다.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과거 종속 모델은 그대로 이어지고 언론은 어김없이 거기에 걸려들고 있다.

뉴스캐스트가 앞으로 불러올 파장에 관심이 쏠리는 지점이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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