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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재부상-上]합법 콘텐츠로 승부한다


인터넷 업계, 저작권자와 갈등 풀고 해빙 무드

동영상 UCC(이용자가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가 다시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과 방송 및 영화 콘텐츠를 확보한 저작권자들의 물밑 협상이 심도 깊게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UCC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차세대 아이템으로 주목받았으나 이들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대부분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었다. 이때문에 웹하드 및 동영상 포털 등 UCC 업체와 방송사 및 영화사 등 저작권 업체 사이에 법적 갈등이 끊일 날이 없었다. 성장이 지체된 건 당연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업체 사이에 조금씩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UCC 업체가 과거 저작권 침해분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한편 불법 동영상 유통 근절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저작권 업체로서는 UCC 업체를 싫다할 이유가 없어진다. 저작권 업체로서는 유통채널을 넓힘으로써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UCC 사이트는 일반 상업용 콘텐츠 판매 사이트와 달리 저작권을 심대하게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용자들이 상업용 동영상 저작물을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쪽의 화해 무드가 더 진전돼 여기까지 허용될 경우 UCC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콘텐츠 시장이 더 다변화하고 저변이 넓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의 경우 그런 사례가 적지않다. 이에 아이뉴스24는 UCC 환경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최근 상황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진단한다.[편집자주]


'적(敵)'에서 '동지(同志)'로 변했다.

인터넷업체와 저작권자의 변화된 관계를 가장 잘 표현해 주고 있는 표현이다. 그동안 저작권자와 인터넷업체는 고소·고발→수사→처벌의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인터넷업체가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무단도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이런 관계가 급변하고 있다. 저작권자와 인터넷업체가 과거 침해한 부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나아가 과거 보상분을 지급하고, 더 나아가 미래 콘텐츠 비즈니스를 위한 합의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현재 민·형사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저작권 관련 소송의 경우 민사는 대부분 취하되고 있고 형사도 이에 대한 정상참작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갈등과 반목을 너머 이제 미래 콘텐츠 비즈니스를 위해 인터넷업체와 저작권자의 합종연횡이 가시화되고 있다. 합종연횡이 어떻게 정착할지 관심을 모은다.

◆'콘텐츠 오너'가 움직인다…콘팅

방송국의 i3사(kbsi, sbsi, imbc)가 우선 뭉쳤다. 이들 3사는 최근 콘팅(www.conting.co.kr)이란 콘텐츠 DB 통합 사이트를 선보였다. 방송 3사의 콘텐츠(드라마 등)를 한번에 내려받기 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방송 3사가 자신의 콘텐츠를 메타DB로 제휴해 만든 사이트이다.

이용자들은 방송 3사의 콘텐츠를 편리하게 내려받을 수 있다. 특히 Non DRM(디지털저작권관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컴퓨터로 내려받아 PMP 등 다른 휴대용 기기로 옮겨 자유롭게 시청이 가능하다.

방송 3사가 연합해 콘팅을 만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이는 이른바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 오너'들의 통합으로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흐름이다. 한동안 방송 3사는 인터넷 자회사를 만들어 자신들만의 콘텐츠만 다시보기 등의 서비스로 이용자들에게 선보였다.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콘팅의 시작은 '콘텐츠 오너'들의 변화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한 새로운 유통 창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독점적이고 배타적 자세에서 열린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1등과 1등의 합종연횡…NHN과 CJ의 조인트벤처

국내 포털 1등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과 한국 영화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가 오는 9월중에 디지털 비디오 유통을 위한 합작법인(조인트 벤처)을 설립하고 10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인트벤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네이버 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시장 창출에 동의하는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어디든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HN측은 이와 관련해 "합법적인 소비시장 활성화와 소비자의 올바른 영화 콘텐츠 소비를 유도, 영화산업 진흥에 노력하고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들의 시장 다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시 Non DRM을 채택할 예정이며 결과적으로 이용자가 다운받은 영화는 PMP나 휴대전화 등 다른 디지털기기로 쉽게 옮겨볼 수 있게 된다.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IPTV와 보조를 맞춰 극장 종영 1개월 정도의 최신작의 경우 3천500원, 신작 1천800원, 지난 영화는 1천원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등과 1등의 조인트벤처라는 점에서 인터넷업체 일부에서는 "독점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CJ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인터넷업체에 대해 고소·고발 등 '강경책' 일변도였다. 자신들이 직접 인터넷 유통을 독점적으로 해 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었다.

국내 포털 1등인 NHN과 손을 잡고 인터넷 유통에 나선다면 오프라인 시장점유율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그 영향력은 여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웹하드·동영상포털의 합종연횡…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방송 3사의 합종연횡인 콘팅의 경우 방송 3사의 자구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변화하고 있는 콘텐츠 유통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인 셈이다.

1등과 1등의 결합인 NHN과 CJ의 합작법인은 CJ가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 독점권이 온라인까지 확대된다는 면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가지 경우 이외에 현재 합종연횡의 또 다른 경우의 수는 저작권자와 웹하드·동영상포털업체와 결합이다. 방송 3사는 최근까지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서비스해 왔던 자세에서 탈피해 콘팅이란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확대 적용해 생각해 보면 남은 것은 웹하드·동영상포털업체와 손잡기에 있다.

방송 3사는 그동안 인터넷자회사를 통해 콘텐츠 유통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과거 저작권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신뢰할 수 있는 웹하드업체 1~2군데, 동영상 포털업체 1~2군데와 제휴해 유통 플랫폼을 확대할 것으로 점쳐 지고 있다.

판도라TV와 나우콤은 최근 저작권자와 새로운 콘텐츠 유통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두고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우콤의 문용식 사장은 "저작권자의 경우 인터넷 플랫폼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동안 협상에 적극 나섰고 신뢰할 수 있는 웹하드업체 등에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주겠다는 자세"라며 "새로운 플랫폼에 뛰어들어 콘텐츠 유통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사장은 "저작권자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자고 하든, 아니면 지분을 공유하자고 하든 인터넷업체로서는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저작권자와 합의가 모두 끝난 상태에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질지가 콘텐츠 비즈니스의 미래를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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