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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버리는 포털…'열린 인터넷' 원년 될까


2009년은 한국 검색 포털의 '개방화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을 듯 하다. 검색 포털이 과거 '가두리' 방식의 모델에서 탈피해 내놓는 '열린' 서비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털을 비롯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인 트래픽을, 버리거나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포털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얼마나 오래 가두느냐'가 관건이었다. 포털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검색, 디스플레이 광고의 성과는 트래픽이 얼마나 몰리는지에 따라 곧 바로 수익으로 연결됐다.

물론 현재의 포털은 트래픽을 무시할 수 없고 기본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폐쇄형 모델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 열린 서비스들이 늘어나면서 변화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가두리 어장'이라는 오명을 썼던 네이버는 올해 뉴스캐스트, 오픈캐스트, 위젯뱅크 제휴, 블로그 광고 등을 시작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픈 전략의 시발점이었던 뉴스캐스트의 경우는 기사 편집으로 인한 언론사와 마찰, 댓글 명예훼손 문제 등 잡음을 해소하려는 포석이 있었겠지만 오늘의 네이버를 있게 한 주요 서비스의 트래픽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었다.

포털 중 오픈 정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다음은 '뷰(구 블로거뉴스)'를 비롯 위젯뱅크를, 네이트는 네이트 아이디로 여러 사이트의 이용을 독려하는 '네이트 커넥트'를 내놓았다.

SK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인터넷 산업 자체가 발전한 것 같다"며 "옛날에는 다른 데로 트래픽을 뿌려버리면 실적이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막상 해봤더니 그렇게 많이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배경에는 인터넷 철학의 변화와 그에 수반한 과거의 폐쇄형 모델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크롬 등 큰 돈을 들여 만든 제품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은 자동차 회사가 도로를 무료로 건축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도로가 있어야 자동차가 팔리듯 인터넷을 편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결국 자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두리 방식은 이제 안 통한다. 이에 따라 '개방'이라는 인터넷의 본질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HN 관계자는 "제로섬으로 나눠먹는 게 아니라 각각의 회사가 발전해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트래픽을 붙잡고 있는 것만으로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사마다 오픈 정책의 범위는 다른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풍부한 자본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는 양상이라면 다음, 네이트는 우선 '트래픽 상승'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픈의 정도가 각 사이트의 형편에 따라 갈리는 것이다.

막대한 고정 이용자를 가진 네이버는 트래픽 유지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오픈 서비스 출시에도 전체 트래픽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음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트래픽을 올려 각종 비즈니스에 연계하겠고 발표한 바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뉴스 개편을 통해 자사 사이트 트래픽 증가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HN은 "서비스 편의 관점에서 많이 보지 트래픽 자체를 실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트래픽이 안 나온다고 해서 접는 경우는 없다. 그런 계산으로 시작했으면 뉴스캐스트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1등이다 보니 더 올라가는 것보다 현상유지를 어떻게 하느냐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트래픽을 버리기 위해 기본적으로 (트래픽을) 끌어 안을 수밖에 없는 입장도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국내 포털의 오픈 추세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인터넷은 지금까지 사실상 '인트라넷'이었는데 올해부터 진짜 인터넷이 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인터넷 문화와 산업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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