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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 "사이버모욕죄 반대"


방통위·문화부 주최 컨퍼런스 "인터넷 강력 규제는 그만, 자율 규제로"

정부 기관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여당 의원을 포함 다양한 패널들이 현 정부의 인터넷 규제 정책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주한영국대사관 등이 3일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디지털 시대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의 컨퍼런스에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여당의 '당론'인 것처럼 알려진 인터넷 강경 규제안에 비판 일색으로 나섰다.

사이버모욕죄에 대해서 정 의원은 "형법상의 모욕죄보다 형량을 강화시키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안이 있는데 설득력이 약하다.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법으로 규제하다 보면 또 편법이 등장해 실효성이 없어질 수 있다. 실효성이 없는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필요 있나"라고 밝혔다.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대해서는 "외국계 기업이 해외에 서버 둔 경우 국내법 적용 힘들어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포털도 중요 산업인데 규제 때문에 산업 경쟁력이 내려간다면 국가적 손실"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권리 침해자가 ISP에 문제 게시물을 임시조치하도록 하는 방침에 대해서는 "(ISP가)과태료를 부과해야한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정부에서 냈는데, 부정적이다. 실효성이 담보가 되지 않은 사업자 과잉조치"라고 비판했다.

ISP의 모니터링 의무 방침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을 줄여 모니터링에 투자해야 하는데 부담이 클 것이다. 국제 경향은 일반적이고 상시적인 감시하는 경우 없다"고 부정적으로 보았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김창희 정책위원장은 "사업자 단위에서 자율규제 하고 책임지겠다고 자율규제를 하는 마당에, 그걸 인정하면서도 모니터링을 의무화하라는 것은 사업자들이 민간 차원의 규제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비용 문제로 새 사업자들이 이 분야 진입하는 데 장벽을 쌓는 일이다. (정부가)인터넷 업계를 믿지 못하겠다는 내심이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유남영 상임위원은 "금융 거래 정보의 경우 수사기관이 영장이 있어야 가져갈 수 있는데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하면 언제든 ISP의 개인정보를 갖다 쓸 수 있다"며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방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강압적인 규제보다는 '자율 규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영국 노동당의 더렉 와이어트(Derek Wyatt) 의원은 "인터넷감시재단(IWF) 설립 이후 아동 포르노 콘텐츠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며 "이 사례처럼 민간 차원의 감시 재단을 한국에도 설립해 한 단계씩 밟아 나가 확대되는 규제가 이뤄지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연세대학교 윤영철 언론홍보대학원장은 "법적 제재는 최소화하고 자율적 규제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법은 '네거티브'라 벌칙도 중요하지만 긍정적 보상도 줌으로써 인터넷 문화가 정착되게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한상기 교수는 "사회 규범은 법에서 하지 말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며 "규제 일변도로 가지 말고 '이러한 이슈가 중요하니 심도 있게 꾸준히 노력해라'는 식으로 민간에 의해 의무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유향 문화방송통신팀장은 "정부 여당의 규제 편의성을 앞세운 규제가 많아 보인다. 어떻게 큰 그림을 그리고 규제를 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법으로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 단 자율규제는 사업자에 맡겨 놓고 방기하는 게 아니라 영국처럼 시민이 적극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김창희 정책위원장은 "자율규제에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과연 되겠어'라는 문제의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업계는 문제 사안을 자의적으로 결정하지 않으며, 모호한 법보다 구체적 상황에 대해 실효성 있게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에 더해 이용자 윤리도 개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NHN 한종호 이사는 "정부보다 사업자의 자율적 규제가 필요한 동시에 이용자가 인터넷을 더 잘 사용토록 하는 인터넷 리터러시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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