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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KT가 '완소기업'이 되려면


최근 KT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석채 회장이라는 명석한 전략가를 영입한 뒤 KT는 검사출신 부사장을 통해 강도높은 윤리경영을 하고, 눈치만 보다 바꾸지 못한 호봉제를 폐지했다. 비(非) 통신출신 여성 임원들에게도 능력이 있다면 사업부문의 마케팅 전략 책임자 자리를 내 줬다.

이 회장은 수 개월동안 '사람이 바뀌어야 조직이 산다'는 생각으로 혁신에 앞장 서 왔다. 그런 그를 KT 임직원들은 존경한다고 했다.

하지만 열정이 과도해서일 까. 얼마 전 부터 이석채 KT호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사장 취임 초기 '탕평책'으로 까지 평가받던 인사는 정치적 구설수에 휘말릴 지경이고, 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추천 위원에 대한 공개 발언에는 대자보 수준의 성명서가 나왔다.

국가 경제를 걱정하는, 정통 엘리트로서 할 말은 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도가 지나쳤다. 이명박 대통령도 '중도강화론'을 말하는 시기에, 정치와 별개인 민간 기업의 CEO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앞으로 야당에서 추천한 다른 분이 들어온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 한 것은 부적절했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 6월 1일 합병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KT를 통신공룡이 아닌 완소기업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에 비해 위상은 별게 아니고 외국에 비해서도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완전 소중한 기업(완소기업)으로 표현해 주는 게 4만 직원의 염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들 눈에) 만들어내는 서비스나 상품이 굉장히 소중하구나, 하는 일들이 매력적이구나 보여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의 바램대로 통신 업계의 맏형이자 방송통신계의 주춧돌인 KT가 완소기업이 됐으면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이석채 회장의 개혁이 정치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신념이란 게 한 순간에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면, 적어도 유연하게 진행돼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KT는 3년 짜리 회사가 될 수 있다. KT의 위기관리능력이 붕괴돼 과거의 혼란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그 폐해는 KT 그룹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침체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재도약하는 시간이 그만큼 지연될 것이고, 상생협력 같은 건 꿈도 못꾼다. 이는 국민 모두의 불행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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