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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미디어 돌파구는 '소프트웨어TV'


MBC 류인한 연구원 KOBA 2009에서 주장

영국 BBC는 아이플레이어(iPLAYER)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서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공짜로 제공했다. 시청료를 어마어마하게 받는 공영매체지만 더 이상 젊은이들이 TV 앞에 모여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5년간 1억3천500만 유로나 들여 도입한 아이플레이어 서비스는 다행히 대성공이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PC 든 엑스박스든 PS3든 소비자가 원하는 단말기에 콘텐츠에 다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결과였다. 서비스 시작 7주 동안 1천700만건 다운로드가 일어났다. BBC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영국 내 민영방송사들도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지상파방송 등 전통적 미디어들은 정체된 시장의 돌파구를 인터넷과 연결된 이른바 소프트웨어TV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이앤엑스, 한국전파진흥협회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6일 주최한 'KOBA 2009 컨퍼런스'에서 MBC 디지털기술국 류인한 연구원은 해외의 유력 미디어 시장을 분석하며 이 같은 시사점을 내놓았다.

류인한 연구원은 "미래 미디어는 개인화, 세분화, 참여, 세대변화, 미디어 소비증가, 통신속도 증가, 새로운 수익모델 등이 중심이 된다"며 "인터넷에서의 롱테일의 법칙이나 일단 무료 서비스로 맞을 들인 뒤 부가기능을 유료화하는 프리미엄(Freemium: 공짜+Premium) 현상 등은 미디어 사업자들에게 주는 교훈이 적지 않으며 이른바 TV 2.0에 발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디지털TV와 디지털케이블TV, IPTV, TV포털 등 뉴미디어라고 자처하는 미디어조차 대규모 망구축 비용을 필요로 하고 망사업자 주도의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플랫폼에 불과한 '하드웨어TV'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류 연구원은 "망 중립성이 논의가 되고 있지만 메가TV나 브로드앤TV 등 IPTV 조차도 전부 통신사가 독점적 망으로 하는 하드웨어 TV"라며 "소프트웨어 TV란 독점적 망이 아닌 오픈된 망으로 하는 서비스이며, 미디어 유통이 사업자 중심이 아니라 저작권자가 중심이 되고 사용자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개방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방송시장 미래도 인터넷과의 조화에 달려

그는 미국의 훌루(HULU.com)과 영국 BBC의 사례를 통해 방송과 인터넷의 성공적 결합을 소개했다.

훌루(HULU)는 지난 2008년 미국 타임에 의해 올해 선정된 발명품. 유료TV 프로그램을 광고를 기반으로 웹상에서 무료로 시청하는 모델이다. 2009년 1월 기준 조회건수가 2억5천만건으로 올해 9천만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류 연구원은 "트래픽은 유투브의 50분의 1에 불과하고 망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만 매출은 유투브의 절반가량"이라며 "전CM, 중CM, 후CM 등이 나가지만 이 역시 TV와 가장 닮은 서비스라는 점에서 TV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아이플레이어(iPLAYER)도 마찬가지. BBC는 일반 시청자에 모든 프로그램의 아카이브를 공개하면서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류 연구원은 "BBC는 TV 뿐만 아니라 모든 단말에서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 민영회사 iTV와 BT 등이 참여하는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이른바 '프로젝트 캔버스'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연단에 선 한상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TV를 보며 채팅하고 문자메시지(SMS)를 주고 받으며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른바 TV에서도 '소셜TV화'가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라며 "메가TV 등 국내 IPTV에서도 TV를 시청하며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류 연구원은 "시청자들은 과거 방송사들이 편성한 것을 단순 시청하던 행태에서 다시보기 등 적극적인 사용자로 변모하고 있다"며 "기술발달, 시청자 변화가 기존 전통미디어의 수익을 갉아먹을 것으로 여길 게 아니라 인터넷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포용해야 하며, 결국은 콘텐츠 보유자가 경쟁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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