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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터넷, 상생의 길로 가다


문학과 인터넷이 '상생'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 박범신 작가의 소설 '촐라체' 네이버 연재를 시작으로 검색 포털 및 인터넷서점에서 작가의 신작 연재가 줄을 이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는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에 이어 파울로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를 연재 중이다. 예스24는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백영옥 작가의 '다이어트의 여왕'을, 인터넷교보문고는 정이현 작가의 '너는 모른다'를 각각 연재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해 11월 '문학 속 세상' 코너를 열어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 이기호 작가의 '사과는 잘해요' 등의 소설과 함민복 시인의 에세이를 온라인에서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과 궁합이 안 맞는 것으로 보였던 문학이 인터넷의 품으로 들어가며 새로운 문학 향유 형태를 창조하는 모습이다. 독자는 인터넷에서 정제된 문학 콘텐츠를 접하고 작가, 출판사는 작품을 새로 선보이며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점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작품을 연재한 박범신, 황석영 작가의 네이버 블로그에는 지금까지 각각 111만명, 207만명이 방문했다. 유명 작가들도 온라인 연재를 기꺼워 하고 있다. 특히 나이 환갑을 훌쩍 넘긴 '원로' 작가들도 새로운 연재 방식에 놀라워했다.

박범신 작가는 "(촐라체를) 쓸 때는 매일 행복하고 매일 고통스러웠다. 인터넷 연재라서 수많은 독자와 시시각각 만나고 대화하는, 마치 라이브 콘서트 무대 위에서 쓰는 느낌이어서 더욱 그랬을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황석영 작가도 "(연재를 하며)댓글로 소통을 시작했는데 글을 쓰는 것과는 또 다른 쾌감과 흥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예 한 출판사에서는 인터넷 포털을 이용해 '자체' 온라인 연재를 시작해 온라인을 작품의 발표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문학동네는 최근 네이버에 꾸린 카페에서 김훈 작가의 신작 '공무도하'를 연재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먼저 연재를 시작한 공선옥 작가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지난 주 연재를 마치고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처음에 카페를 만들 때는 자체 연재를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연재하게 됐다"며 "오프라인 연재할 때와 마찬가지로 책이 나오면 독자가 구매를 안 하는 게 아니다. 널리 홍보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컴퓨터는 물론 기계 근처에도 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김훈 작가도 온라인 연재라는 형식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흔쾌히 찬성했다고 문학동네 측은 전했다. 그의 소설은 육필 원고를 문학동네 직원이 일일이 자판을 두들겨 카페에 업데이트한다는 후문이다.

이는 출판사는 물론 작가에게도 도서 판매량 상승이라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황석영 작가가 네이버에 연재한 '개밥바라기별'은 지난 여름에 출간됐지만 그보다 1년 전 펴낸 '바리데기'보다 압도적인 도서 판매량(2008년 말 35만부)을 보였다.

염현숙 국장은 "다른 출판사들도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오지 않을까 한다"고 피력했다.

다음 관계자는 "온라인 연재는 작가와 직접 계약한 뒤 창작물은 작가가 출판사로 넘겨 교열을 거쳐 포털로 넘어오는 과정을 거친다"며 "이러한 연재 방식에 출판계와 작가들이 눈을 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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