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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성]정책 수요자 외면한 행안부 '눈살'


국가정보화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정보화 사업 실무 기업들을 외면한채 겉치레 행사를 치러 눈총을 받았다.

행안부는 18일 한국정보사회진흥원에서 3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이 투입되는 국가DB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는 업계 실무자들 300여명 가량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주최측의 미숙한 진행으로 참석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정책 설명 자료조차 턱없이 부족해 3시간여동안 참석자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

실제로 이날 설명회 장소는 지하 대강당의 한켠에 불과해, 참석 인원 중 3분의 1정도밖에 장내에 앉질 못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서서 들을 공간조차 부족해 진흥원 외부 도로에 꼬박 몇시간을 서서 자료집을 읽고 행사장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DB사업에 대한 상세한 예산 등이 적힌 설명 자료 역시 대다수의 참석자들이 받질 못했다. 정보사회진흥원 측은 행사 시작 30분이 지나서야 설명 자료집을 프린터로 추가 출력해 현장에서 배포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기업 실무자는 "정부가 예산 조기 집행을 통해 최악의 경기에 대응했다고는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조기 집행의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없었다"면서 "이번 국가DB 사업 설명회는 특별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개최한다기에 와 봤는데, 사람들이 많이 와서 다들 얼마나 절박한지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이처럼 절박한 중소기업들의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면 오늘 사업설명회에 얼마나 많은 기업인들이 모일지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오늘 준비상황을 보니 정부가 IT 업계의 어려움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다시한번 느끼게 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 날 행사는 행안부와 정보사회진흥원이 지난 13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한 행사와도 대비돼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열린 '저탄소녹색사회를 위한 IT활용방안' 세미나는 행사 규모나 예산 집행 규모가 전혀 달랐다.

강병규 행안부 제2차관과 박정호 국가정보화실무추진위원회 위원장, 김형국 녹생성장위원회 위원장까지 대거 참석한 행사에는 380여명의 참관객들에게 무료 점심 식사에, 차관 등 주요 인사 예우 및 발제자, 강연자들의 강사료까지 지급됐다.

두 행사에 모두 참여했다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난 주 행사는 새로울 것도 없는, 말 그대로 정책 홍보 행사였다"며 "경제 성장과 친환경을 위해 IT가 정말 중요하다는 내용을 가지고 하루종일 연사들이 떠들었는데, 정작 그 IT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설명을 하는 오늘 행사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중소기업인들에게 정부는 여전히 '갑'이고, 우리는 '을'의 입장이니 대접해 줄 필요가 있겠냐, 이제는 익숙하다"며 냉소를 보냈다.

행안부도 당황한 눈치다.

행안부 관계자는 "보다 신속하게 집행해야 하는 추경예산 사업의 특성상 설명회 행사 장소를 급하게 섭외하면서 빚어진 실수"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늦게나마 사과 메일이라도 보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더해 당초 행사 취지에 맞게 사업 추진에 있어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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