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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중소PP '고사위기'


IPTV 활성화 근본 대책 마련 시급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사와 IPTV사업자들의 재전송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불똥이 중소PP(프로그램사업자)들에게 튀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업체들이 지상파방송사와의 협상에 올인하느라 중소PP와의 정식계약을 미루거나, 일단 회선사용료 정도만 줄테니 채널을 공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PP들로선 월 500여 만원 수준인 회선사용료만으론 직원 월급을 주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회선사용료는 해당 PP가 IPTV사업자에 회선 사용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료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격이다.

◆중소PP와 정식계약 늦어져...일단 가계약?

PP업체 관계자는 "4천 억원을 콘텐츠 관련 자금으로 운영했던 예전과 달리 미디어본부에 대한 감사와 콘텐츠 수급 담당 임원 경질로 선발업체 KT 마저 계약서에 제대로 사인을 안하고 있다"며 "IPTV사업자들이 지상파 방송사 및 스포츠 채널과의 계약에만 집중하다 보니 경기 악화 속에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중소PP 업체 A사는 SK브로드밴드로 부터 일단 회선사용료 정도만 받고 콘텐츠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6월 말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늘어난 채널 수를 보고해야 하니, 일단 정식 계약없이 콘텐츠를 내 보내달라고 요청받은 것이다.

그러면서 SK브로드밴드는 A사에 정식 계약은 향후 체결하고, 일단 월 500여만원(회선사용료 수준)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에 채널을 공급하려면 회선사용료, 송출대행료, 콘텐츠 수급 및 제작비가 들어 회선사용료 만으론 생존이 쉽지 않다. 정부는 IPTV를 통해 콘텐츠를 키우겠다고 하나, 현실은 땅 파서 장사하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IPTV사업자들이 무리한 채널 수급 경쟁을 벌이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로 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채널 60개인 기본형 상품의 할인 기간 연장을 승인받으면서, 6월 말까지 채널 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최근 기본형 상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LG데이콤은 기본형 채널 60개 이하 제공시 기본 상품 이용료(1만4천원)의 15%할인을 6월 30일까지, SK브로드밴드는 이용료(1만4천500원)의 20% 할인을 6월 30일까지 할 수 있게 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6월 말까지 채널 수를 늘리기로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열정만 넘치고 준비가 덜 된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침은 결국 중소 PP들은 고사위기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외형적인 IPTV 채널 수에 매달리기 보다는 IPTV사업자와 중소PP간 실제 계약 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IPTV업계, 지상파 콘텐츠 수급비 낮춰야

중소PP들의 현실에 대해 IPTV 사업자들도 일부 공감하고 있다.

IPTV 업체 한 관계자는 "막대한 망 업그레이드 비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올 해 총 예상 매출의 40% 이상이 콘텐츠 수급에 드는 등 지상파 실시간 전송에서 과도한 비용이 들어 중소PP까지 챙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IPTV 활성화를 위해 더 이상 공공서비스 같은 외부 일을 벌이기 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고 콘텐츠 수급, 특히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수급 제도 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난 달 15일 IPTV3사는 한나라당과 방송통신위원회의 'IPTV활성화' 당정협의 자리에서 자료를 내고 "사업추진 비용이 과다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LG데이콤은 '08년부터 5년 동안 1조3천200억원을 투자해도, 5년간 3천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도 올 해 가입자당 획득비용(마케팅비용)은 36만7천원이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은 연간 17만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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