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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G마켓의 '회자정리'


G마켓, 오픈마켓으로 상거래 판도 바꿔

국내 최대 오픈마켓으로 성장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에 인수된 G마켓은 한국 온라인 벤처의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G마켓은 인터파크의 사내 벤처 '구스닥'으로 시작했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은 1998년 8월 대학 선배의 소개로 구영배 G마켓 대표를 만났다. 구 대표는 미국의 석유탐사시추회사 슐름베르거(Schlumberger)에 다니다 이 회장의 제안에 이끌려 그달 말 인터파크에 입사했다.

구스닥은 전자상거래 쇼핑몰을 주식시장의 주식거래처럼 바꾸는 모델의 '경매와 역경매'를 합친 개념의 신사업이었다. 2000년 4월 별도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고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했지만 투자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구스닥은 이후 2002년까지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이것 저것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인터파크 내부에서도 구스닥 모델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2003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모델인 현재의 G마켓이 탄생한다. 개인 판매자들을 입점시켜 자유롭게 상품을 올리고 사는 이 모델은 온라인 상거래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탄생 4년 만에 오픈마켓 모델을 정착시킨 G마켓은 급속 성장한다. 2년 만인 2005년 거래액 1조원을 기록했고 이듬해 2조원을, 2007년에는 3조원을 돌파했다.

모회사인 인터파크마저 G마켓의 모델을 도입했다. GS, CJ 등 대기업이 GS이스토어, 엠플 등을 시도했지만 몇 년 못 가서 사업을 접었다. 현재는 SK텔레콤의 11번가가 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만큼 G마켓의 일사분란한 영업력은 대기업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세를 몰아 2006년 6월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속 성장에도 오픈마켓은 '짝퉁 상품' 유통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며 정부 당국의 강한 규제를 받기도 했다.

지난 해부터 G마켓의 지분 매각을 두고 이기형 회장과 구영배 대표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G마켓은 지난 해 9월 공정위 승인 직후 "G마켓 입장에서는 1대주주 변경에 관한 건이 될 수 있으나, 지금까지 G마켓은 회사의 매각을 고려한 적이 없으며, 이베이와 논의도 없었다"고 밝혀 회사 매각에 당황스러운 심경을 표한 바 있다.

'엄마보다 더 큰 자식'으로 성장한 G마켓의 지분을 매각, 인터파크는 현금 보유량 증가를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는 몇년 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반면 G마켓은 자체 노력으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외국계 기업에 경영권을 넘겨줘야 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온라인 벤처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냈던 인터파크와 G마켓은 11년 만에 이처럼 감정이 상한 채 이별하게 됐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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