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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SKT, BT의 닮은꼴 비전


네트워크 활용에 관심, 기득권 포기여부 주목

이석채 KT 회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한 목소리로 IT 인프라 활용을 강조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의 통신망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개인의 지식경제 활동을 돕는 데는 제대로 쓰여지지 못했다는 얘기다. 무선인터넷 활용만 봐도 폰꾸미기가 85% 여가 활동이 60%에 달하는 등 IT가 지나치게 엔터테인먼트와 소비 위주로 흘렀다는 반성이다.

이에따라 합병KT와 SK텔레콤은 클라우드컴퓨팅, u워크 등을 통해 IT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상생'을 통해 IT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 3월 합병 공개청문에서 "합병KT는 재래시장(기존 시장)을 건드리지 않고 새로운 융합 시장을 열어갈 것"이라면서 "와이브로 망과 3G결합 단말기를 만들어 기업 시장과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면 한국 경제에 수 많은 새로운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접근성, 광대역, 콘텐츠 전송이 관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개인과 기업의 지식경제 활동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이 커지도록 협력업체와 IT산업 가치 제고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양대 통신사 수장들이 국내 시장을 두고 소모전을 벌이기 보다는 융합과 해외시장에서 승부하겠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만원 사장은 "이석채 회장에게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을 붙인 KT 편대와 SKT 편대를 만들어 5대양 6대주에서 경쟁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T와 SK텔레콤의 변신은 인터넷기반(All-IP)망 시대에 통신사업자들의 생존전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IT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가 네트워크가 아닌 플랫폼과 콘텐츠로 올라가 음성 통신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맞는 '개방화' 전략을 서둘러 도입한 영국의 통신업체 BT를 보면 통신사업자의 변신과 성공을 가늠해 볼 수 있다. BT의 전체 매출 중 74%가 기업고객 매출이며, 특히 네트워크(인터넷)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IT솔루션'을 결합해 네트워크 IT서비스로 확대한 게 주효했다.

줄어드는 음성 통신시장 보다는 IT서비스에, 기득권 보다는 신규서비스에 집중해 2002년 300억 파운드에 달했던 부채를 감소시키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의 변화 역시 시대에 조응하는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나, 진정한 상생으로 수 만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과 윈윈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경영자들의 신념과는 별개로, KT나 SK텔레콤 일부에는 일종의 선민의식(選民意識)이 있기 때문이다. 선민의식은 주인의식과 달리, 외부와의 창의적인 소통마저 막아 KT와 SK텔레콤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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