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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방패' DNA 필터링, 불법복제 '창' 막을 수 있나?


영상물 저작권 보호에 'DNA 필터링'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NA 필터링은 영상 파일 고유의 장면에 대한 값을 코드로 만들어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불법 파일과 대조해 적발하는 기술이다. 업체에 따라 '음성 기반' '영상 기반' 등 DNA값 추출 방식에 차이가 있다.

근래 엔써즈, 뮤레카, 클루넷, 위디랩 등 관련 기술 보유 업체들이 잇달아 제품을 출시하면서 '저작권 보호' 시장의 춘추전국을 예고한 바 있다. 음성 기반 필터링 기술 업체 클루넷은 최근 사업 발표회 이후 10개사와 납품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더구나 지난 달 31일 OSP에 불법 저작물 유통 관리 책임을 무겁게 부과하는 내용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필터링 기술로 일컬어지지만 네티즌 사이에서 '어차피 뚫릴 것'이라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견고한 '방패'가 나오더라도 결국 '창'이 승리할 것이라는 말이다.

현재 제기된 '시나리오'는 ▲영상을 특정 인코더로 회전해 업데이트 ▲파일 분할압축 및 패스워드 설정 ▲중국으로 서버 이전 등이다.

'회전'은 특정 인코더를 이용해 화면을 90도로 회전시킨 뒤 불법 업로더가 파일에 "다시 역회전해서 보라"는 메시지를 넣어 웹하드에 올릴 경우에는 적발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분할압축 및 패스워드 설정'은 영상 파일을 분할압축해 비밀번호를 설정해 두면 패스워드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

'중국 서버 이전'은 한국에서의 다운로드 위축에 대한 '풍선 효과'로 중국 웹하드 업체가 반사 이익을 보거나 한국 업체가 중국으로 서버를 이전하는 경우를 말한다.

영상 기반 필터링 기술을 보유한 위디랩의 엄원석 부사장에게 이 같은 시나리오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회전' 부분은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본 파일을 0도라고 하면 90도, 180도, 270도로 회전 변형될 가능성이 있는데, (원래 보유한 0도 영상의 DNA값에)180도로 회전한 영상의 DNA 값을 추가로 만들면 된다는 것.

0도와 180도의 값을 각각 '90도로 회전해 검색하도록'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90도와 270도 회전 영상의 DNA값은 따로 추출할 필요가 없다. 영화 파일의 추출 코드가 700MB당 100KB에 불과하기 때문에 용량에서도 큰 부담이 없다고.

그러나 파일 분할압축과 중국 이전 등의 경우는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비밀번호를 걸지 않은 단순 압축의 경우는 DNA 적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밀번호를 걸어 놓고 분할 압축을 했을 시에는 '비밀번호'를 알아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중국으로 서버가 이전하면 국내법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손을 놓고 볼 수밖에 없다.

엄 부사장은 "'패스워드'와 '중국 이전'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해결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아날로그 시대 때도 길거리에서 파는 'B자 테이프'가 있었다. 걸러낼 수 없는 것은 언제나 있기 마련인데 중요한 것은 그 비율"이라며 "현재 영상 콘텐츠 정상 과금과 비정상 과금의 비율이 '20:80'이라면 '80:20' 정도의 정상 수준으로 역전시켜 양지의 온라인 콘텐츠 유통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기술의 실수요층인 웹하드 업체는 진보한 기술이기는 하지만 '일단 두고 보겠다' 입장이다.

주요 웹하드 업체 관계자는 "진일보한 기술이라고 판단되기는 하지만 기술 수준과 상용화 정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웹하드 업체에서 각자 하고 있는 해시(hash) 기반 필터링과 수작업 모니터링도 아직 쓸모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신기술을 도입하기에 '임계점'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는 "현재로서는 자사 기술로도 충분하다"면서 "이쪽에도 '트렌드'가 있어서 선두 업체들이 도입하기 시작하면 하나 둘 도입하지 않을까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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