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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들의 '전봇대론(論)'


방송통신 빅뱅을 주도할 KT-KTF 통합의 최대 이슈는 전주나 관로 같은 필수설비를 어떻게 하면 좀 더 활발하게 나눠쓸 수 있는 가였다.

KT는 합병과 무관하며 사유 재산이어서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SK텔레콤을 비롯한 경쟁회사들은 갈수록 경제적 병목성이 커진다며 제도 개선과 조직 분리를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8일 'KT-KTF 합병인가 조건'으로 전주· 관로 등 설비 제공 방안을 방통위에 제출해 승인받고 이행토록 의결했다. 동시에, 제도개선반을 만들어 설비제공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지난 20일 저녁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 워크숍이 진행된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1년의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방통위 송도균 부위원장은 "KT-KTF 합병 전에 창밖에 전봇대가 보여도 한국전력 것인지, KT 것인지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기억했다.

그는 "합병(인가)전에 위원 4명이 점심을 먹는데, 창밖에 전봇대가 보이더라. 그래서 메뉴에 필수설비(이쑤시개)를 가져오라고 했다. 식당 직원에게 '필수설비는 정보를 공유하고 차별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그날 함께 점심을 먹은 이경자 위원도 "나이가 들면 이빨에 뭐가 끼어 이쑤시개를 사용해야 한다. 이쑤시개는 공평하게 써야 하는 필수설비"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KT합병 심사 과정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시내 한 호텔 방에서 3시간 동안 필수설비 강의를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쑤시개는 '치실'보다 위험하다. 오는 24일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제정한 '잇몸의 날'인데, 치과 의사들은 치아를 벌어지게 할 수 있는 이쑤시개보다 휴대용 치실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KT합병 과정은 방송통신위원들이 필수설비를 공부하는 기회가 됐고, 식사 자리에서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관심사였던 건 분명한 것 같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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