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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합병, '경쟁제한' vs '새판짜기' 막판 논쟁


방통위 청문…위원들, 과열경쟁·필수설비· 와이브로에 '관심'

KT-KTF 합병 심사 과정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방통위의 이해관계자 청문회에서 KT와 SK, LG, 케이블 등 경쟁사간에 막판 논쟁이 벌어졌다.

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은 합병 이슈와 관련 '마케팅 과열'과 '필수설비의 경쟁 제한성', '와이브로 활성화 방안' 등에 관심을 쏟아냈다.

이에 따라 향후 KT 합병의 최종 승인시 이 같은 관심 내용들이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조건의 일부로 부과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8일에 다음 회의를 열기로 결정해, 이날 KT 합병에 대한 인가 조건 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KT, SK, LG, 케이블TV 업계 사장단이 총출동한 방송통신위원회의 'KT-KTF 합병 심사 청문'은 통신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규제기관이 기업의 합병을 심사하면서 '공개 청문'을 실시한 것도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관계 기업들의 사장단이 총출동, 이른바 '별들의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이날 공개청문은 40여명의 취재진과 국회 보좌관들이 방청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 방통위는 합병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 청문을 개최했다.

그러나 공개청문의 현장은 뜨거웠다기 보다는 싸늘한 분위기 마저 감지될 만큼 차가웠다. SK와 LG, 케이블TV 업계는 경쟁제한성 해소와 공정경쟁 룰을 강조했다. 반면 KT는 IT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새판짜기를 부각시켰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이기 보다는 사실확인이나 해명에 집중돼 모처럼 마련된 자리의 시간을 짜임새 있게 쓰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방통위원들, 마케팅 과열 여부, 필수설비, 와이브로 '관심'

이날 방통위원들은 KT 합병으로 인한 마케팅 경쟁 과열 여부, 필수설비의 활용과 와이브로를 활성화하는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경자 위원은 2007년 이동통신 3사의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을 비판하면서, 참석 기업들에게 매출액 대비 적정한 마케팅 비용 수준을 묻고 KT에는 마케팅 인력이 늘어나면 마케팅 경쟁이 전면화되지 않겠냐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매출액 대비 적정한 마케팅 비용 수준은 20% 정도"라고 답했으며, 이석채 KT 사장은 "마케팅 인력을 많이 잡은 것은 마케팅 경쟁을 전면화하겠다는 얘기가 아니고 지금과 다른 신규 융합서비스들을 많이 만들면 대리점이 아닌 우리 직원이 직접 설명해야 할 상황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답변했다.

송도균 부위원장은 KT 필수설비의 이용률이 크지 않은 이유와 제도 개선에 관심을 가지면서, SK와 LG, 케이블TV 업계에 필수설비 제도 개선시 투자를 얼마나 할 수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와 LG파워콤, 케이블TV 업계는 전주나 관로 같은 필수설비의 활용이 미진한 것은 현재의 제도가 부실하다는 점을 반증한다면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KT 설비를 이용하면 망 구축시 비용이 25%정도 줄어든다"면서 "SK브로드밴드가 수익성이 없어 깔지 못한 지역이 꽤 있는데, KT 전주나 관로를 쓰면 수익성을 내게 돼 경쟁이 가능해지고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사장도 합병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순위를 묻는 이경자 위원 질의에 "필수설비가 KT로부터 수단화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시내전화 92%는 유일무이한 지배력이며, 인터넷전화로 갔지만 번호이동성이나 접속료에서 나쁜 조건이어서 어렵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법인이나 기능분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석채 KT 사장은 "방통위가 필수설비 제도 개선에 나서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지만, 필수설비는 허구이며 없다"고 전제했다.

이 사장은 이어서 "무선 주파수와 달라 이는 헌법에 보장된 사유재산이며, 사유재산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당한 보상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병기 위원은 KT합병에 따른 와이브로 서비스 구도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와이브로는 우리나라 통신기술의 금자탑인데, KT는 와이브로 발전 의지와 통합 계획서간의 편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석채 KT 사장은 "처음 합병 추진 당사자들은 와이브로와 3G의 결합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경제학을 하다보니 항상 강조하는 게 수요가 있으면 기업은 뭐든지 한다는 점"이라면서 "수지가 맞는 의미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 3G와의 결합을 생각했다. (와이브로와 관련된) 숫자는 보지 못했지만, 공인으로서 와이브로가 중요한 자산이고 이를 활용해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심려를 드린 점은 반성한다"고 답했다.

◆KT 경쟁사들-KT, 합병 시각차 여전

KT와 경쟁사들이 바라보는 KT의 KT-KTF합병에 대한 시각 차는 여전했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기세싸움을 벌였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6년 만에 IT 분야로 돌아와 보니 글로벌 시장에 들고나갈 게 얼마 안 남았더라"면서 "KT 합병을 우려하는 것은 합병으로 인해 포화된 무선 시장의 시장점유율 다툼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 투자나 해외 진출을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KT의 필수설비 지배력이 지금도 큰데 이를 기반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공략하면 국내 통신 시장은 KT부문과 SK부문으로 복점화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면서 "LG군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공정경쟁 여건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길종섭 한국케이블TV협회장은 "초등학교 선수와 대학교 선수와 축구시합을 시키면 흥행도 안되고 많은 비판이 따를 것"이라면서 "KT합병으로 초기에는 많은 국민적 혜택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독과점에 의한 폐해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회사들의 KT합병에 대한 생각과 달리, 이석채 KT사장은 합병으로 융합서비스가 활성화돼 소비자 편익과 국가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채 KT 사장은 "오늘 7시에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면담중인 현대자동차의 신차 출시식에 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운을 뗀 뒤, 합병 KT의 비전에 대해 말했다.

이 사장은 "합병KT는 재래시장(기존 시장)을 건드리지 않고 새로운 융합 시장을 열어갈 것"이라면서 "우리가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 망과 3G결합 단말기를 만들어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자동차 운전자에게도 모든 게 가능하도록 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에 수 많은 새로운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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