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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오픈마켓 모델 심겠다"…G마켓 김효종 일본지사장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하나 둘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 시장은 만만치 않다.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이베이는 1999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일본 1,2위 쇼핑몰 라쿠텐(樂天), 야후쇼핑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02년 철수했다.

일본 특유의 유통산업 구조와 뉴미디어를 잘 활용하지 않는 국민성 때문에 신진 기업의 성공이 어려운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G마켓은 우회 방식이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 '맞장'을 뜨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 1위 업체 G마켓은 지난 해 G마켓재팬(http://gmarket.jp)을 설립,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본 현지에 있는 김효종 G마켓 일본 지사장(사진)에게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같고도 다른 나라'라는 일본에 대한 오래된 수식어가 실감났다.

다음은 일문 일답

- 우리나라는 최근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이 혼재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어떤지.

"순수 오픈마켓이란 개념이 생소하다. '오픈마켓'이라는 말이 없고 '온라인 쇼핑몰'이라고 지칭한다. 1위 업체 라쿠텐 같은 경우도 종합몰과 오픈마켓 중간 개념이다. 하지만 개인판매자가 별로 없다는 점이 우리와 큰 차이다. 기업이 주로 입접해 있다.

- 기업이 입점한다는 말의 의미는.

"예를 들어 삼성전자 디지털플라자를 운영하는 전국의 대리점 주인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파는 식이다. 입점 절차가 까다롭고 매달 돈을 내야 하고 상점 사진까지 제출해야 하는 등 개인이 들어오기 힘들다. 야후쇼핑은 거의 비슷한데 중고물품 경매에서 개인 판매자가 좀 더 많다. 두 업체 다 해도 기업판매자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개인이 상품을 유통해 판매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 왜 그런가.

"유통 구조가 복잡하고 고전적이다. 일본에 수백년 된 기업이 많은 것처럼 유통도 마찬가지로 대대로 특정 제조사의 도매 상인들이 중소규모로 많이 분포돼 있다. 그 구조를 허물기 어렵다. 개인이 상품을 사입하고 싶다면 안 주는 거다.

한국은 인터넷을 새 사업 영역으로 받아들였는데 일본은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는 사업자를 (인터넷으로) 유도했다. 우리와 출발 자체가 다르다. 개인은 가격 경쟁력이 안 된다. 특히 재고 관리가 매우 철저해서 우리나라처럼 대량 생산, 구매로 처분할 수 없다."

- 온라인 외에 다른 유통 채널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하다.

"카탈로그, TV, 전화, 팩스, 인터넷 등을 통틀어 '통신판매(通信販賣)'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이 용어를 인터넷을 제외한 나머지로 한정해서 사용하는 추세다. 재래 통신판매 비율이 굉장히 높다. 2007년 말에야 인터넷 쇼핑이 기존 통신판매를 근소하게 눌렀다. 고령화 사회다 보니 나이 많은 사람들이 나가는 게 귀찮아 집에서 쇼핑을 많이 한다."

- 모바일이 상당히 강세를 보인다던데.

"라쿠텐에서 매출의 9% 정도를 차지하는 걸로 알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접속이 잘 되니까 많이 물건을 산다. 젊은 학생층부터 점진적으로 모바일 이용율이 늘고 있다. 모바일 CP 등이 번성해 있고 웬만한 유통업체는 모바일 채널을 가지고 있으며 모바일 쇼핑만 제공하는 업체도 많다."

- 유선 인터넷 상황이 안 좋나.

"일본 인터넷이 굉장히 좋다. 한국이 ADSL 쓸 때 VDSL을 썼고, VDSL 쓸 때는 광(光)통신망을 썼다. 우리보다 인프라가 부실하기 때문에 덜 쓰는 건 아니다. PC 활용을 잘 안 한다. 인터넷 뱅킹 같은 건 거의 사용을 안 할 정도다. 한국은 국가적으로 공인인증 시스템을 추진했지만 여긴 그게 안 돼 있다."

- 일본 특유의 국민성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인터넷을 이용한 결제에 불안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국민성이 섬세하고 꼼꼼해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넣어서 회원 가입하고 매매를 하는 데에 저항감이 있다. 전화주문과 택배기사가 돈을 받아 판매자에게 전해주는 COD(cash on delivery) 방식이 매우 발달해 있다."

- 온라인 상품의 가격은 어떤가.

"결코 싸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가격을 비교하고 능동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선택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않았다. 또 가격 규제가 매우 심하다. 법적인 규제가 아니라 너네는 어느 정도 가격 이상으로 팔아야 한다는 유통구조가 오래 전부터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활발한 경쟁을 통해 상품 가격이 내려가기가 어렵다."

- 이런 저런 상황이 한국과 정반대인데 G마켓은 어떤 전략인가. 현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한국에서 성공했던 오픈마켓이라는 모델을 심으려는 의도로 진출했다. 우리는 라쿠텐처럼 판매자를 엄격한 기준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분명히 어려운 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개인이 달려들어 비즈니스 하면 돈을 벌 수 있겠네'라고 쉽게 생각을 안 한다. 경기불황의 체감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낮아 개인이 코너에 몰려 인터넷을 이용해 사업을 하고자 하는 수요가 별로 없다.

중간 접점에서 모색을 하며 나가야 한다.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기보다 현재 테스트 단계인데 단기적 실적보다 어떻게 시장을 공략할 것인지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일본이 10년의 불황 겪고 2000년부터 3년간 괜찮다가 다시 불황으로 오니까 사람들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 불황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 서비스에 없는 여러 쇼핑 콘텐츠를 구성해 대응하겠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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