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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KT-SKT-LG데이콤 사장과 긴급 회동


2일 오찬...KT-KTF 합병 논란 수그러드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이석채 KT 사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박종응 LG데이콤 사장과 오찬을 함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근처 한 한정식집에서 이뤄졌으며, 지난 29일 각 사업자에 통보됐고 장소는 이날 오전 정해지는 등 긴급하게 이뤄졌다.

또한 전체 기간통신사업자를 부른 게 아니라 특정 업체 사장들만 참석토록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통신을 대표하는 KT와 SK텔레콤의 사장이 최근 바뀌었으니 상견례 자리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통신업계 빅 이슈인 KT-KTF 합병 인가 심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규제기관의 수장이 나선 것 자체가 사전 정지 작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심사 방향 언급은 없어...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의견 교환

회동에서는 일단 KT-KTF 합병심사 방향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시간 30분 남짓 진행된 오찬에서 주파수 재배치, 투자 활성화, IPTV 활성화 등에 대한 의견은 오갔지만 합병심사 방향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방통위 이태희 대변인은 "이날 오찬은 배석없이 이뤄졌으며, 얼굴을 익히자는 취지에서 만든자리"라면서 "미디어 빅뱅의 중심에 있는 통신사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으며, 이석채 KT 사장의 (정보통신부) 장관시절 이야기도 오갔다"고 말했다.

이석채 KT 사장은 "다 나라가 잘 되자는 이야기다. 합병에 대한 말은 없었다"라고 말했고,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세계 최대 건설기계업체인) 캐터필러 감원 등 글로벌 경제 위기와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합병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종응 LG데이콤 사장도 말을 아끼면서 "합병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최시중 위원장도 "다 잘해 보자는 이야기"라면서 오찬 전에 사진 기자들에게 이석채 KT 사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의 악수 모습을 연출해 보여주기도 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최문순 의원(민주)의 '방송통신위가 KT의 합병을 기정사실화 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그래서 오늘 아침에 (사무국 직원들과) 협의했고, 위원회 소속 아닌 각 전문가들로 (합병심사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고 했다, 내가 (오찬에서 만난) 각사 사장들에게도 (자문) 위원회에 들어갈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합병논란 잠재우는 효과는 있을 듯

그러나 합병심사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더라도, 결과적으로 통신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KT-KTF 합병 논란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위원장의 스타일상 직접 합병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안에서 물고 뜯지 말고 규모를 키워 세계로 나가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만큼, KT-KTF 합병에 대한 논란은 상당부분 수그러들 것"이라고 해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송통신망고도화계획에 따른 투자 확대를 주문하는 등 일상적인 소통이었다면, 지난 해 8월처럼 8개 통신업체 CEO들을 불러야 했다. 결국 '경제가 어려우니 밖에서 합병을 이슈화하지 말라는 메시지 아닌가'"라고 부담감을 나타냈다.

위원장이 합병 심사 방향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회동 이후 KT-KTF 합병 논란이 잦아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대한 해석은 제각각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최시중 위원장이 현안에 대해 직접 챙기는 것은 원로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통신업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나 규제가 법 위에 있을 수 없고, 방통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합병인가 심판관 역할을 하는 규제기관의 장이 이해 관계가 첨예한 기업들의 수장들을 불러 조정(?)에 나서는 것은 정보통신부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KT는 지난 달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KT-KTF 합병인가신청서'를 제출했고, 같은 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KT-KTF 합병 반대' 의견을 담은 건의문을 제출했다.

LG데이콤, LG텔레콤, LG파워콤 등 LG통신 3사와 한국케이블TV협회도 21일 합병반대 보도자료를 내는 등 방송통신계에서는 KT-KTF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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