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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추세 게임들, 부분 유료화로 재기 모색


대항해시대· 헬게이트 런던 등 요금제 잇단 변경

하락세에 있는 게임들이 부분유료화 전환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CJ인터넷의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월정액 과금을 폐지한 데 이어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도 무료 게임 전환 방침을 확정했다. 이들 게임은 일정 기간 무료로 서비스 한 후 아이템 판매를 통한 부분유료화로 상용모델을 변경한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의 일본 서비스를 오는 3월부터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확정했다.

◆ 울타리 허물면 '일단' 몰려드는 고객들

부분유료화 전환은 하락세의 월정액 게임들이 종종 던지는 승부수. 그러나 애초부터 월정액 모델로 기획, 제작된 게임의 상용 방식 전환은 간단치 않은 과제로 꼽힌다.

월정액 혹은 부분유료화 채택 여부는 기획 단계에서 부터 검토돼 게임 제작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월정액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하는 게임들은 이러한 점에서는 어느 정도 디스카운트를 안기 마련.

그러나 이러한 게임들은 일정한 수준의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포화된 시장 상황에서 월정액 과금 방식을 채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 '한 때' 화려한 과거를 가졌던 게임이 '무료입장'이라는 애드벌룬을 띄울 경우 "돈 내고는 게임을 할 수 없다"는 굳은 결의를 가졌던 이용자들의 발길이 쏠린다.

김태곤 엔도어즈 개발이사는 "브랜드파워가 가지는 프리미엄, 일단 무료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요금제 전환 초기 급격한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실제 부분유료화 전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그라나도에스파다'와 'RF온라인', '카발 온라인' '마비노기' 등은 출시 당시에 게임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던 게임들이기도 하다.

현재 '그라나도에스파다'는 한빛소프트의 라인업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안겨주고 있고 비슷한 시기에 요금제를 변경한 'RF온라인'과 '카발 온라인'은 월정액 서비스 말기에 비해 2배 이상의 매출을 가져다 주고 있다.

2개 서버만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하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도 국내 매출 및 동접자가 급증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근 무료 서비스로 전환한 CJ인터넷의 '대항해시대'도 구정 연휴를 즈음해 이전 대비 3배 가량 높은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게임 순위 30위권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프리우스'의 선전과 함께 넷마블이 이용자 유입 수에서 한게임을 추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 부분유료화 상품기획은 '모순'?

이용자 유입이 선결 과제지만 이후 이들에게 판매할 상품 기획과 게임 내 균형 유지가 더욱 큰 관건이다. 우선 기존 이용자들과 새롭게 유입된 이용자들 간의 불균형과 마찰이 첫 번째 해결과제다.

김태곤 이사는 "정액제 이용자들은 '정직한' 게임 플레이에 익숙해져 있다"며 "이후 유입된 이용자들이 유료 아이템을 통해 전투의 편의성, 풍부한 경험치를 얻는 상황은 분명 쉽게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게임 밸런스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중독성 있게 반복구매가 이뤄지는 아이템을 제공하는 '상품기획'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용자들은 가격대 성능비가 나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며 안 사는 이용자들은 돈을 주고 게임 내에서 힘을 얻는 이용자들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불만을 표한다.

김 이사는 "어찌보면 모순된 과제이지만 부분유료화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라고 전했다.

상용 방식이 '불공정'하다고 판단돼도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지난 2007년 연말 엔씨가 '리니지'에 한시적인 이벤트 형식으로 부분유료화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겪었던 '소동'이 좋은 예다. 방어구로 활용할 수 있는 '매력의 티셔츠'를 판매했던 엔씨는 판매한도를 설정하지 않은데다 해당 아이템이 인챈트를 위한 재료로 활용돼 사행성 논란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맥을 잘못 짚어도 난리가 난다. 월드컵 특수를 안고 승승장구하던 '피파 온라인'은 실존 유명 선수들의 얼굴을 돈을 내고 이용자 캐릭터에 사용하게 하는 상용화를 택했다가 큰 반발을 샀다. 이는 회사 측이 게임 내 밸런스에 가장 영향을 덜 미치는 방법이라 믿고 선택했던 방식이다. 이후 '피파 온라인'은 '피파 온라인2'로 새출발 하기 전 까지 동접 대비 매출구현이 부족한 대표적인 게임으로 남아야 했다.

◆ 시간 들여 '은근하게' 추진해야

'아이온'의 대박 히트 이전 '리니지' 시리즈의 부분유료화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엔씨는 일본에서 우선 부분유료화 전환을 결정했다. 현지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리니지2'와 달리 성과가 저조한 '리니지'에 우선 부분유료화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

'리니지'의 부분유료화가 성공할 경우 엔씨는 하반기 현지 론칭 예정인 '아이온'과 함께 삼각편대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된다.

월정액 상용화 초기 쾌조의 레이스를 보였다 급속히 쇠락한 '헬게이트:런던'도 전환점을 맞는다. 빌 로퍼의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파산한 후 게임에 대한 권리 일체를 인수한 한빛은 중국 수출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 이번 무료화 선언은 '뜨거운 감자'가 된 '헬게이트:런던'을 소생시킬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첫 번째 기로가 된다.

김태곤 이사는 "기존 이용자들이 무료화 이후 개별 콘텐츠 구매를 통해 게임 내 판도가 상당 부분 갈리는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되도록 유료 아이템이 업데이트 되는 시기를 늦추고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네오위즈게임즈 정상원 부사장은 "부분유료화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용자들에겐 충분한 성능비가 있다는 믿음을 주고, 구매하지 않는 이용자들에겐 돈을 쓰지 않고도 쓰는 사람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했다.

정 부사장은 "MMORPG의 경우는 돈= 시간 단축, 고속 성장의 등식이 성립하기에 밸런스를 유지하며 부분유료화를 추진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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