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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새로움…인터넷에서 만난다


기성 작가의 소설·시, 인터넷 연재 붐 일어

소설과 시 등 문학작품을 인터넷으로 먼저 만난다.

최근 기성 작가들의 인터넷 나들이 붐이 일고 있다. 박범신 소설가를 비롯해 황석영, 공지영 등 이름난 소설가들이 인터넷에 자신의 작품을 연재하면서 네티즌과 직접 만났거나 만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인터넷을 통한 소설읽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포털중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이 적극이다. 네이버는 지난 2007년부터 '디지털 인터랙티브 소설'을 강조하면서 작가들의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박범신 작가가 '촐라체'로 서막을 열었고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이 뒤를 이었다.

네이버가 개인 작가별 블로그를 통해 소설 쓰기와 읽기에 나섰다면 다음은 한단계 더 나아갔다. 다음은 '문학속세상'이란 독립 섹션을 열고 본격적인 인터넷 쓰기와 읽기에 기성작가들을 초대했다.

◆다음…개별 섹션오픈, 문학장르 품에 안아

다음은 지난해 11월 장편소설, 시, 에세이를 동시에 연재하는 독립서비스 섹션인 '문학속세상(story.media.daum.net)'을 오픈했다. '문학속세상'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제공된다.

인기 소설 작가인 공지영의 신작장편소설 '도가니' 와 이기호의 '사과는 잘해요', 시인 함민복의 에세이 뿐만 아니라 현대문학 55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대표시인 70인의 시 등 다양한 문학 작품이 네티즌을 찾아가고 있다.

텍스트 뿐만 아니라 최규석, 현태준 등 유명 화가들의 삽화를 함께 실어 작품의 전달력을 높이고 온라인 상에서 '독서의 재미'를 느끼게 한 점도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이런 노력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한 몸에 받았다. 문학속세상은 오픈 한달여만에 누적 횟수(페이지뷰)가 약 700만 명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학속세상은 온라인 공간이라는 점을 활용해 단순한 텍스트 전달이 아닌 작가와 네티즌간의 상호 교감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고, 의견게시판, 작품별 팬레터 코너 등 다양한 참여 공간을 마련해 작가와 네티즌이 대화할 수 있는 상호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서 발전하고 있다.

'느릅나무'라는 네티즌 독자는 "하루하루 이렇게 인터넷으로 읽는 것이 정말 새롭다. 다음 내용 전개가 기대돼 빠지지 않고 본다"며 "글이 다 완성된 다음에는 책을 구입해 다시 한번 읽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새로운 작품 준비중

 네이버는 앞서 이야기했듯 박범신 작가의 '촐라체(blog.naver.com/wacho)'와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blog.naver.com/hkilsan)'이 연재됐다.

네이버의 지향점은 '디지털 인터랙티브 소설'에 있었다. '촐라체'는 독자와 작가가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지원, 이용자에게 소설과 관련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제공했다.

기존 인쇄매체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디지털 글읽기'의 경험을 제공했다. '촐라체'는 지난해 1월까지 102회의 연재기간 동안 100만명 이상의 독자가 방문했다. 박범신 작가는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작가 생활 34년 동안 갖기 힘든 행복한 경험을 했다"라고 연재 후기를 통해 밝혔다.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은 2008년 7월까지 5개월동안 연재돼 190만의 독자가 방문, 블로그 문학의 활성화를 알렸다. 8월초 문학동네에서 책으로도 출간, 오랜기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네이버는 현재 새로운 온라인 연재를 위해 작가와 작품을 물색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연재된 소설은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촐라체'와 '개밥바리기별'은 물론 다음에 연재되고 있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도 이후 창작과 비평사를 통해, 이기호작가의 작품은 '현대문학'을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에 있다.

◆새로운 흐름…그러나 또 다른 문화권력 경계해야

기존 문학계에서도 이러한 인터넷 연재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문학사상 2008년 12월호에서 고명철 광운대 교수(문학평론가)는 '한국소설의 신생을 향한 움직임 '들''이란 평론을 통해 "한국소설의 인터넷 연재 붐"에 대한 접근을 다뤘다.

고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과 소통의 물꼬를 튼 후 '책'의 형태로 출간됨으로써 그동안 우리에게 낯익은 문학의 모든 관계들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기성작가들의 인터넷 연재 붐을 평가했다.

기성작가들의 인터넷 연재 붐을 두고 '책'이라는 물질성만을 고집하는 것에서부터 벗어남으로써 디지털의 일상 속에서 한국소설이 새로운 문학적 위상을 적극적으로 탐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한국소설의 갱신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네티즌들의 정서와 감각에 적당히 타협하는 소설을 써냄으로써 도리어 한국소설의 죽음을 재촉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교수는 "대중적 지명도와 문학적 명망성을 확보한 작가들 중심으로 또 다시 온라인에서마저 그 상징자본을 활용해 특정 인터넷 포털의 문화권력을 공고히 하고 유수 출판사의 단행본과 연결함으로써 출판자본의 급성장과 그로 인한 문화권력을 재생산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기존의 '책'의 물질성만을 전적으로 고집할 게 아니라 디지털의 물질성을 함께 고려한 소설 쓰기로 소설의 영토를 심화 확장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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