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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정만원 SKT 사장 "KT합병은 IT경쟁력 낮추는 위험한 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필수설비를 독점한 KT가 합병을 해 거대통신사가 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로 인해 통신시장의 경쟁이 저하되고 소비자 후생도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SK텔레콤 내부의 하성민 MNO 사장, 오세현 C&I 사장, 서진우 GMS 사장과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 등 통신관련 주요 임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 '반대입장'을 강력히 내보였다.

정 사장은 KT가 KTF와 합병하면 ▲통신시장, 통신자원 독점에 따른 쏠림현상과 경쟁이 저하되고 ▲필수설비 영향력강화, 역무간 상호보조, 결합판매 지배력강화 및 지배력의 이통시장으로의 전이가 이뤄지며 ▲컨버전스 환경에서의 지배력의 뉴미디어 시장으로의 확대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주요 문답

-LG 통신 그룹에선 합병이 불가피하면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데...

"(정만원 사장)조건은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 합병은 국제적인 트렌드에 역행하고, 본원적 경쟁력 키워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전체에도 합치되지 않는다."

-KT는 합병, 유무선 통합이 글로벌 트렌드라고 했다. 정 사장은 왜 역행이라고 말하나? 또한 KT는 합병 이후 3만명 정도 일자리가 창출된다는데 후방산업이 축소될 것이라고 보는 근거는? SK텔레콤도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안되나?

"(조신 사장)글로벌 트랜드가 컨버전스로 가는 건 사실이다. 이번 KT의 합병추진은 컨버전스를 하겠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경쟁제한성 때문이다. 합병해 컨버전스 시장에서도 독점을 누리겠다는 건 안 된다."

"(하성민 사장) (KT)는 후방산업에 대해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합병과 후방산업 육성과 어떤 관계가 있을 지 의문이다. 합병보다 각각 독자적으로 사업할 때 산업 경쟁적인 측면, 고용창출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다. 오히려 마케팅 과열이 우려된다."

"SK텔레콤도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말하겠지만, SK브로드밴드와 KT의 경쟁력을 비교하면 브로드밴드가 KT 대비 10~15% 정도 수준이다. KTF는 굳건하게 시장점유율 32% 가량을 가지고 있다. 그런 회사가 합병하는 것하고, '아슬아슬하게' 50%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SK텔레콤과 브로드밴드 합병은 큰 차이가 있다."

"(정만원 사장) "컨버전스 사업은 내가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금융과 통신 컨버전스 사업하려고 금융회사를 다 보유해야 하나. 각각의 상품을 공유해 컨버전스 환경을 만든 것이 중요하다."

"(서진우 사장)SK텔레콤이 KT 무선사업을 반대한 적 없다. 자회사로 이동통신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무선재판매까지 하고 있는 사업자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KT가 무선사업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사업으로 경쟁이 제한되는 추가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석채 KT 사장은 마케팅에 돈쓰는 경쟁으로 승부하지 않겠다고 했다. 올(All)IP 기반으로 서비스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오세현 사장) All IP와 합병은 무관한 사안이다. 이미 통신업계, 기술의 큰 트렌드로 진행되는 All IP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선 IMS라는 플랫폼이 구축돼야 하는데, SK텔레콤이나 KTF 등 이동통신사들은 4, 5년 전에 다 완성돼 있다. 모바일싸이월드 같은 게 그런 서비스다. 반면 유선망 쪽은 IP화가 덜 돼 있다. 그 부분은 KT가 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유선사업자와 무선사업자가 하나로 합병이 돼야 진행되는 게 아닌 것이다."

"(조신 사장) KT가 All IP화로 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경쟁제한성과 소비자 폐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All IP로 간다, 인터넷 기반으로 하겠다는 건데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려면 광가입자망(FTTH)을 깔아야 한다. 유일하게 필수설비로 지정된 게 KT 선로설비다."

"무선에서 SK텔레콤 사이즈의 망을 다시 구축하는데 4조원 가량이 든다. 그런데 KT가 가진 전주, 관로 이런 것을 우리가 다시 구축하려면 최소한 40조원이 들어간다. 4조짜리를 재구축하는 경쟁제한성과 40조짜리 경쟁제한성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필수설비가 PSTN 망으로 남은 것도 문제인데 FTTH로 진화되면서 더욱 문제다. 그 필수설비 전부를 KT가 가졌다."

"영국처럼 초고속인터넷 신청했더니 2~3주일 걸려도 상관없다면 KT망 빌려쓰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신청하면 다음날 바로 개통해야 하는 문화다. 40조원을 들여 다 구축해라 이런 취지인지를 물어볼 수밖에 없다. All IP 기반으로 갈수록 KT가 가진 필수설비 경쟁제한성은 더 높아진다."

-합병 반대이유가 필수설비에 의한 시장지배력 때문이라면 시내망 분리 같은 조건부 허용도 가능하지 않나? KT가 시내망을 분리하면 SK텔레콤도 MVNO 사업도 용인할 수 있나?

"(조신 사장)후발 유선사업자들은 지속적으로 시내망 분리를 요청 내지 주장해왔다. 그건 합병과 상관없이 유일한 필수설비를 다시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니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필수설비를 지정한 것이다. 유선시장의 경쟁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진작에 해야 할 조치다."

(하성민 사장)KT가 필수설비 분리하면 SK텔레콤도 MVNO를 허용하느냐는 의미의 질문인 듯한데, 지금까지 MVNO를 반대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국회에도 법안이 올라가 있지 않느냐."

-방통위가 미디어빅뱅시대의 글로벌 미디어 그룹 키우기 위해 자본유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KT가 합병했을 때 국내시장은 제한될 수 있지만 세계적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데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하는 듯. 이에 대한 생각은?

"(서진우 사장)국내 ICT산업발전, 이를 통한 세계진출과 관련, 전적으로 KT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번에 사안이 된 KT와 KTF 합병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어떻게 상관관계가 있느냐를 들여다 보면, 타당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기업전략이라 다 밝히지 못해서 그럴 수 있지만, 우리나라 ICT 산업 경쟁력은 규모나 범위의 경쟁력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세계 통신사업자들 경쟁도 우리보다 열배, 스무배에 달하는 거대 통신사업자들이 많은데, 기술과 서비스 혁신, 상품혁신을 통한 차별적 경쟁을 통해 겨루어야 하는 것이다. 각자의 특화된 사업영역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이나 혁신을 통해 가져가야할 것이다."

-KT-KTF 합병으로 유무선 결합판매가 활성화되면, 이동전화 요금인하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럴경우 SK텔레콤 등과 경쟁해 이동전화 요금인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대한 반론은.

"(하성민 사장) KT는 마케팅 경쟁을 자제한다지만 결국은 가장 손쉬운 가입자 확보수단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면 영업익은 줄어도 매출은 올라간다. 그러면 결국 요금인하 여력이 떨어지고 설비투자 등에 나서기도 어려워 질 것이다."

-이석채 사장이 최근 공정위원장을 만나서 합병으로 인해 접속료 인하 요인이 있어 18~20%정도 원가절감이 있다고 했는데, 그러면 요금이 싸져 소비자에게 유리해지는 거 아니냐.

"(하성민 사장)합병KT 입장에서는 매출 목표를 맞출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히 입장을 보면 민간기업 문제에 대해 정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인데 SK텔레콤은 안된다는 입장 말고 다른 카드가 있나?

"(서진우 사장)민간기업간 합병에 대해 왈가왈부 하느냐. 이 부분이 KT가 KTF를 자회사로 설립할 당시는 KT가 정부투자기관이다. 그래서 기업결합심사를 받지 않았다. 그런 과정이 전체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 수 있느냐는 검토작업이 없이 흘러왔고, 그 이후 민간기업이 됐지만 그런 게 검토된 적이 없다.

이번에 합병을 통해 기업결합을 시도하는 셈인데, 현재는 모회사대 자회사라 신고만으로 간이심사할 수 있는 절차가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실질심사를 받지 않을 경우 두 기업간 관계가 전체 시장에 산업에, 소비자 후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공정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진행될 수 있다. 합병 추진은 반드시 공정위의 실질심사를 거쳐 정당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사진=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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