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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IT 재도약 위해 KTF 합병"…인터넷기반 회사 선언


SK-LG 등 경쟁업체들 "시내망 등 독점 전이 우려"

이석채 KT 사장은 "IT경기를 되살리고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KTF와 합병한다"고 20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사장은 20일 오후 5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와 KTF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KT와 KTF 합병을 경쟁통신업체들의 논리로 보지 말고 국내 IT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계기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옛 정보통신부의 IT 839 정책이 실패했고, 돌이켜보면 10년 전 제가 추진했던 상황과 전혀 달라진 게 없다"면서 "대통령까지 IT가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했지만, 합병 KT가 IT산업의 외연을 넓히고 글로벌 시장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언급은 SK텔레콤이나 SK브로드밴드, LG텔레콤 등 LG통신3사, 케이블TV업체들이 시내망 등 필수설비 분리없는 KT와 KTF의 합병이 통신시장에 경쟁이 불가능하게 하고 '1강과 군소 중소업체'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우려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KT, 불안한 유선1위-무선 마이너의 합병...5월 중순 합병등기 가능

합병전략을 발표한 서정수 KT 그룹전략CFT장은 "OECD 29개 전체 국가 중 22개 국가가 한 회사에서 유무선을 함께 제공하거나 100% 무선자회사를 갖고 있다"면서 합병은 세계적인 추세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외국의 경우 대부분 유선 1위 회사와 무선 1위 회사들이 합병하는데, 우리는 대단히 불안한 유선 1위와 무선 2위인 마이너 회사의 합병이다. 때늦은 감이 있다"며 경쟁 회사들의 지배력 전이 및 강화 주장을 반박했다.

KT그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합병인가 심사도 무리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 CFT장은 3월 말 임시주총에서 합병을 승인받고, 투자자와 채권자 보호절차를 진행한 뒤 완전한 합병등기도 5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를 신청하고 65일 뒤면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KT, 올 IP와 유무선통합으로 IT 성장...'11년 20조7천억 매출목표

KT는 합병KT의 미래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보다는 IT산업의 재도약을 견인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컨버전스 분야 리더십 발휘, 글로벌 사업자로의 변신, 유선사업효율화, IT산업 재도약 견인 등이 합병법인의 지향점이라는 얘기다.

서정수 그룹전략CFT장은 "합병법인의 비전은 인터넷(올IP) 기반으로 유무선을 통합한다는 것에 있고, IP를 통한 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망(IMS)이 가장 중요한 백본망이 된다"며 "이동통신회사들은 투자의 1.5배를 마케팅비용으로 쓰지만, 합병KT는 이런 낭비를 서비스 쪽에 써서 시장을 확대하고, 파이를 확대하고 동반성장을 하겠다. 이게 유무선 통합, KT 합병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합병KT는 IP화로 요금을 낮추고 유무선 통합 속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해 IT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2015년까지 450여개의 노드를 51개 노드로 통합하고 ▲2011년 IPv6를 적용하기 시작하며 ▲2015년까지 ADSL 접속망을 광케이블망(FTTH)으로 대체하고 ▲차세대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하며 ▲개별 서비스망을 프리미엄망으로 통합(코넷망, 무선백본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석채 사장은 합병KT가 IT의 재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와이브로로 만들어지는 수익이 100이라면 장비업체에 60이 간다"며 "KT가 2011년 20조7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은 시장 점유율을 넓혀서가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통한 것이며, 망부문 매출이 90%에서 74%로 낮아지는 것을 각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법인 조직에 독립경영제 도입...점유율 확대 불가피?

합병KT의 점유율 경쟁 자제에 대해 이석채 사장은 KT는 민간기업이어서 수익을 올려야 하는 게 맞지만, 마케팅 경쟁에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막대한 투자 비용은 엄청난 경비절감 노력 등 내부 개혁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KT와 KTF 합병이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 망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 새로운 서비스를 향한 대한민국 IT산업의 재도약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은 모순적 성격을 지녀 내부적으로도 논란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독립경영체제가 도입되는 통합법인에서 KTF가 속하게 되는 개인고객부문은 자체 수익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합병KT가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QPS) 마케팅을 자제하고 투자에 집중하려 해도 태생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고객부문에는 와이브로와 KTF 모바일 사업이 속하게 돼, 내부 제살깍기 우려와 와이브로 활성화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표현명 코퍼레이트센터장도 "와이브로는 인터넷이 중심이어서 음성은 제한적이고 이동전화는 데이터 서비스에 불리한 면이 있다. 고객이 와이브로 데이터를 쓰면서 와이브로로 음성을 쓰려한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 합병KT의 개인고객부문은 음성탑재 와이브로를 서비스하지만 주력은 음성통신은 이동전화, 데이터는 와이브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시내망 분리 논란은 여전

이석채 사장은 영국 BT의 망운용회사(오픈리치) 기능분리에 대해 "BT의 새로운 회장이 새로운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등 (오픈리치 형태로는) 광가입자망(FTTH)을 설치, 유지하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서정수 KT 그룹전략CFT장 역시 "KT 시내망은 민영화 당시 주식으로 사서 국민세금으로 구축돼 공용화돼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며 "KT는 지금까지 통신관로나 전신주 등 필수설비의 공유에 대해 단 한번도 거절해 본 적이 없으며, 문제는 우리가 돈 주고 깐 것을 공짜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LG텔레콤, 케이블TV업체 등은 국민의 세금으로 구축된 통신인프라를 KT 독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시설을 임대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 상태이고, 후발사업자들이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더라도 KT 수준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경쟁회사들은 KT-KTF 합병은 유선시장에서의 유효경쟁 체제 구축이 된 이후 추진돼야 하며, KT 지배력의 원천인 시내망을 완전 구조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향후 합병승인을 심사할 방송통신위원회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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